'흥남철수' 美 선원 "맥아더 지시로 피난민 구조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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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 참가해 1만4천여명의 피란민을 거제도로 철수시켰던
7천600t급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상급선원 로버트 러니씨. 러니씨가 12일(현지시간)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월드피스자유연합 안재철 이사장.

6·25전쟁 당시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상급선원으로 '흥남철수 작전'을 도왔던 90살 로버트 러니는 "흥남철수작전은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러니는 미국 뉴욕 주 브롱스빌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1950년 12월 8일 '피난민을 구출하라'는 취지의 맥아더 총사령관 명령문이 내려왔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은 상선인 빅토리호에도 참여 여부를 타진했고, 당시 선장이었던 고 레너드 라루는 '태울 수 있는 만큼 태우겠다'며 화물을 비운 채로 천 명분의 전투식량만 싣고 함경도 흥남으로 향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는 미군 역시 피난민 구조에 힘을 썼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영화 '국제시장' 등을 통해선 몇몇 한국인의 영웅적 노력은 부각됐지만, 미군은 피난민 구조를 꺼리는 모습으로 묘사됐습니다.

러니는 "피난민들이 빅토리호에 승선하는 16시간 동안, 불과 5천 야드 약 4.5km 앞까지 뒤쫓아온 중공군은 극한의 공포였다"면서.

"북한이든 남한이든, 공산주의자든 반공산주의자든, 살고자 하는 이들이었기에 구출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피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승선했고, 거제항에 도착해서는 하나같이 선교를 향해 정중하게 한국식으로 절을 하고 내린 장면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면서 "흥남철수작전의 진정한 영웅은 한국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빅토리호는 1950년 12월 22일 피난민 만 4천여 명과 함께 흥남항을 출발해 12월 25일 거제도에 도착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이 항해는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상구조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습니다.

러니는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한반도를 둘러봤을 때는 굴뚝밖에 남은 게 없었는데 오늘날 위대한 발전을 이뤘다"면서, "생전에 남북통일을 꼭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흥남철수 피난민 가정에서 태어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흥남철수작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문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만큼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한미동맹에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흥남이 고향인 문 대통령 부모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미군 함정에 몸을 싣고 남한으로 내려와 정착했습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달 말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문 대통령으로부터도 초청을 받고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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