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항마' 나발니 30일 구류…러 전역 반부패시위 조직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또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독일 dpa통신와 영국 BBC방송 등은 나발니가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반부패·반정부 시위로 인해 30일 구류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미시는 모스크바 법원이 집회·시위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혐의를 나발니에게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날'인 지난 12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토크 등 전국 수십 개 도시에서 공무원들의 부패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나발니는 시위 참가를 위해 자신의 집에서 나오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는 시위 전날 저녁 인터넷을 통해 시위 장소를 러시아 당국이 방해공작을 펼친 사하로프 대로가 아닌 트베르스카야 거리로 옮길 것을 호소하는 등 시위를 직간접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또, 시위 전 "나는 변화를 원하고, 세금이 도로나 학교, 병원을 정비하는 데 쓰였으면 한다"는 글을 올려 시위 참가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반부패 시위는 공무원들의 부패에 대한 시민 저항을 촉구하면서 러시아 80여 개 도시에서 펼쳐진 지난 3월 말 시위에 뒤이은 것입니다.

당시 나발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국내 외에 대규모 부지, 고급 저택, 포도원,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부정 축재 보고서를 공개하며 시위를 촉발했고, 모스크바에서만 만 명 이상이 참가해 천 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나발니도 경찰 체포에 불응하고, 허가받지 않은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보름 구류와 벌금형에 처했습니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각각 823명, 600명이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출마와 당선이 확실시되는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는 야권 지도자입니다.

그는 정부의 견제와 언론의 외면을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돌파해, 젊은 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나발니는 과거 지방정부 고문 재직 시절 횡령 사건에 대한 유죄판결로 법적으로 공직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판결이었다고 주장하며 유럽인권재판소 상소 등을 통해 출마 자격을 얻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나발니는 오래전부터 러시아 정부나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평가돼왔습니다.

최근엔 모스크바에서 괴한으로부터 얼굴에 화학 약물 공격을 받아 스페인에서 눈 수술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