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 진범 찾아내 17년 만에 누명 벗은 美 재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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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진범인 리키 아모스, 오른쪽이 누명을 쓴 리처드 존스

강도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미국의 한 재소자가 닮아도 너무 닮은 '도플갱어' 진범을 찾아내 무려 17년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 NBC·ABC 방송에 따르면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에 사는 리처드 존스(41)는 지난 1999년 캔자스 롤런드파크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폭행하고 가방을 강탈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존스는 사건이 일어날 당시 여자친구 티아 키드의 집에 있었다며 알리바이를 주장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6장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을 보여주고 범인을 지목하도록 했는데, 어렴풋하게 사건 당시를 기억한 피해자와 월마트 경비원은 존스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지문이나 DNA는 나오지 않았다.

오로지 목격자 증언 만이 유일한 증거였습니다.

캔자스 랜싱교정센터에서 15년 넘게 수감 생활을 하던 존스에게 다른 한 재소자가 '당신과 똑같이 생긴 수감자가 다른 교도소에 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존스는 얼굴 생김새는 물론 피부 색조와 헤어스타일까지 '판박이'처럼 자신을 빼닮은 사람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짙은 쌍꺼풀과 수염을 기른 모양까지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존스는 캔자스대학 로스쿨의 무죄 입증 탐사 그룹인 '미드웨스트 이노센스' 소속 변호사 앨리스 크레이그와 접촉했고, 크레이그 변호사는 존스의 알리바이가 확실하다고 보고 무죄 입증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조사 결과 존스와 닮은 사람은 리키 아모스(40)로 나이는 한 살 차이에, 신장(6피트(183㎝)과 몸무게 (200파운드(91㎏))까지 똑같았습니다.

수사기관은 강도 사건 당일 아모스를 주변에서 픽업해 월마트 주차장에 내려줬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아모스는 1999년 강도 범행 당시에는 법망을 빠져나갔으나 이후 성폭행, 마약 소지 등의 다른 범행으로 복역 중이었습니다.

구속될 당시 한 살과 갓 태어난 딸 둘이 있던 존스는 지난 8일 석방돼 17살이 된 딸과 다시 만났습니다.

크레이그 변호사는 "애초 수사기관의 기소가 오로지 증언에만 의존했던 무리한 수사였다"고 말했습니다.

존스는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나와 "이런 날이 오길 매일 기도했다"면서도 "하지만 그 사람(아모스)과 내 사진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헷갈릴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NBC 캡처/캔자스 교정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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