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도의회 선거 고이케 돌풍 일까…"기초의회에도 후보 내겠다"

다음 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고이케 신당-자민당 지지율 '박빙'
지방선거지만 정국 파급 커…정치권 총력전


다음달 열리는 도쿄 도의원 선거에 독자후보를 내며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도쿄도의 기초의회 선거에도 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도민우선(퍼스트)회의 도쿄 나카노(中野)구의 도쿄도의회 선거 후보자 결의대회에서 "앞으로는 (도쿄도내의) 구시정촌 의회에 출마를 원하는 사람들도 공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온 고이케 지사는 개혁 기치를 내걸고 도쿄도의회 의원들과 갈등을 빚다가 정치인 양성소 '희망의 주쿠(塾)'를 만들어 세력을 키웠고 이를 토대로 도민우선회를 지역 정당으로 발전시켰다.

다음달 2일 열리는 광역의회 도쿄도의회 선거(127석)에는 48명의 후보를 내세울 계획이다.

선거에서 공조하기로 한 공명당과 함께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자민당과 공조하던 공명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도민우선회와 뭉쳤다.

고이케 지사는 작년 7월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오랜 기간 몸담았던 자민당에 지지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 하향 조정, 자신의 급여 삭감, 쓰키지(築地)시장(도쿄도 중앙도매시장) 이전 보류 등의 정책을 과감하게 펴며 지지율을 올렸다.

일본 내에서는 잇따른 사학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아베 총리를 대신할 우익의 대항마로 고이케 지사를 꼽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당장은 자민당에서 벗어나 있지만, 언제든 자민당에 복귀해 차기 혹은 차차기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도지사 취임 후에도 자민당 당적을 유지하던 고이케 지사는 최근에서야 자민당을 탈당했다.

자민당 소속으로 방위상을 역임한 적 있는 고이케 지사는 극우보수단체 '일본회의'에서 활동한 우익 정치인이다.

"위안부 강제 연행은 없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도쿄도지사로서는 전임 지사의 제2한국학교 부지 유상 대여 방침을 백지화했다.

오는 23일인 선거 공시일을 열흘가량 앞둔 상황에서 도민우선회는 여론조사에서 자민당과 박빙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4일 아사히신문이 도쿄 유권자 9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우선회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와 자민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똑같이 27%였다.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지만 도민우선회은 지지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지지율은 70%나 됐다.

자민당은 고이케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현역 중의원과 참의원을 대거 선거 현장의 지원유세에 내보내며 총력전을 치를 계획이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올해 일본 정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방 의회 한 곳의 선거이지만 전국 정세에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신당의 돌풍이 강해 관심이 쏠린다.

도쿄도의회가 지방 의회이기는 하지만, 이번 선거는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정치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자민당이 참패한다면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이룩해 장기 집권한 뒤 개헌에 성공해 2020년까지 일본을 전쟁가능한 국가로 변신시키려는 아베 총리의 야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지난 2009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크게 패한 뒤 이 분위기가 중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며 다시 대패해 정권을 민주당(현 민진당)에 넘겨준 적도 있다.

bkkim@yna.co.kr (계속)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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