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자체들, 연이은 北 미사일 대피훈련…과한 공포조장 지적도

아베 정권, 훈련 유도…"피난훈련하며 원전 풀가동하는 건 모순"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에 북한 미사일 공격을 가정한 대피 훈련이 확산하고 있다.

관공서 주도로, 일선 초등학교 등에서도 훈련이 이뤄진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훈련이라는 것이 명분이지만, 과한 공포심 조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과장하는 방식으로 극우 행보를 지속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에 지자체가 맞장구를 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동해에 인접한 주부(中部)의 니가타(新潟)현에서는 이날 현내 쓰바메(燕)시에서 중앙정부와 함께 주민 100명이 참가해 북한 미사일 공격 가정 피난훈련을 한다.

오카야마(岡山)현에서는 관공서 차원의 훈련이 벌어진다.

미사일 공격이 발생하면 관련 정보 전달 체계가 적절한지 확인하는 한편 피난에 대한 주민 인식을 높이려는 것이 훈련 목적이다.

주민들은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정보를 전달받고 가까운 건물로 들어가 피신할지 야외로 대피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주민 대피훈련을 하는 일본 지자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 이달 4일 후쿠오카(福岡)현 오노조(大野城)시와 야마구치(山口)현 아부초(阿武町)에서 관련 대피훈련이 이뤄졌다.

이달 9일에도 야마가타(山形)현 사카타(酒田)시에서 비슷한 훈련이 진행됐다.

후쿠오카현은 현내 다른 지역에서 다시 훈련을 할 계획이고 나가사키(長崎)현도 비슷한 훈련을 준비 중이다.

이날 혼슈(本州) 서부의 오카야마(岡山)현도 자체적으로 현청 본부와 지역 파견 사무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북한 미사일 피난훈련을 진행한다.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달받고, 직원들은 우선 업무를 중단하고 지하로 대피하게 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특히 돗토리(鳥取)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됐다고 상정하고 자위대와 방재관계기관 간 연대 및 대응을 확인하는 훈련을 한 바 있다.

이처럼 일본 지자체들이 '열성적으로'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 훈련을 하는 데는 중앙정부가 훈련 실시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3일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피난훈련을 정부와 공동으로 적극적으로 실시하도록 (지자체를)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다.

SNS 상에는 "무의미한 피난 훈련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미사일 피난훈련을 국가가 지자체에 지시하면서 원전은 풀가동을 하는 것은 모순이다" 등의 비판글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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