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수입 늘려도 커지는 대미 무역흑자에 '당혹'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보복을 우려해 최근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는데도 지난달 대미 무역흑자가 오히려 늘어나 중국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대(對) 미국 수출이 352억 달러(39조4천698억 원)로 작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27% 늘어난 132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대미 무역수지는 흑자가 220억 달러에 달해 여전히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1∼5월 누적 대미 무역흑자는 929억 달러로 작년 동기의 899억 달러를 웃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4월 미·중 무역과 투자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했지만, 양국 간 교역에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셈이다.

중국 정부가 100일 계획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16일부터 미국산 쇠고기와 천연가스, 카드, 신용평가 서비스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으면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보복을 우려하는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미·중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45%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양국 교역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이즈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조치가 큰 변화를 만들면 매우 놀라운 일일 것"이라며 "이러한 합의는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이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으면 지난 15년간 누적된 미·중 무역 불균형이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거의 효과가 없으면 미국의 압력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딩솽(丁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확대되더라도 당장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에 추가적인 상품 수입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는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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