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달 파키스탄에서 납치한 중국인 '포로'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IS는 8일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에 "IS의 군사가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州)에서 붙잡은 중국인 2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발루치스탄주도 케타시(市)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중국인 2명이 경찰로 위장한 무장 괴한에게 끌려간 상태였다.
당시 중국인 3명이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이들에게 강제로 차량에 태워져 납치됐고 이중 한 여성은 탈출했다.
이들의 사망이 확인될 경우 지난 2015년 11월 중국 국적의 프리랜서 방송컨설턴트 판징후이(樊京輝)가 살해된 이후 IS에 의해 살해된 또다른 중국 공민이 된다.
중국매체 훙싱(紅星)뉴스에 따르면 납치된 남성은 리신성, 여성은 멍리쓰로 서로 친구 사이이며 이들은 다른 13명의 중국인과 함께 한국인이 개설한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려 준비 중이었다.
한국인 원장은 이들에게 각각 다우드, 무사라는 파키스탄식 이름을 주고 중국어반 개설에 앞서 현지어인 우르두어를 배우도록 했다고 이들과 친한 한 동료가 전했다.
특히 이번 IS의 인질납치 사건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비롯한 30여개국 정상을 모아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포럼을 개최한지 2주만에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케타시가 있는 발루치스탄주는 일대일로 사업의 요충지다.
지난 2014년 합의된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계획에 따라 중국 신장(新疆)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천㎞ 길이의 도로와 철도, 가스관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대일로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많은 460억달러(52조6천460억원)의 거액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발루치스탄주를 지나기 때문에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 저우강(周剛)은 "발루치스탄주는 인구는 적지만 지역이 넓어 정세가 불안정한 곳"이라며 "인접한 과다르항 주변에서 중국 기업이 인프라 사업을 벌이고 있어 현지 중국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에 중국어 학습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인 교사들을 우대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
파키스탄 측도 중국과의 일대일로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이들이 납치된 곳에서 군사작전까지 벌였으나 이들의 구출에는 실패했다.
파키스탄군은 이들 무장세력이 인근 산악지역 동굴에 은신중인 것을 확인하고 지난 2일 특수부대를 출동시켜 이들에 대한 구출작전을 전개, 교전 끝에 무장세력 12명을 사살했다.
중국인들이 납치될 때 사용된 차량도 발견했으나 이들을 찾지는 못했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달 25일 중국인 납치사건과 관련, "해외에서 중국 공민의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며 어떤 형식의 인질납치 행위도 반대한다"며 "파키스탄과 공조해 이들의 조속한 안전 석방을 쟁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수세에 몰린 IS는 최근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영묘에서 총격과 자살폭탄을 동원한 연쇄 테러를 벌인데 이어 중국을 상대로도 인질살해에 나서면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IS는 올해 3월 위구르어로 제작한 영상에서 중국을 공격하겠다고 처음으로 공개 위협했다.
영상에 등장한 위구르계 조직원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인들이여, 칼리프국가 전사들이 너희에게 가서 무기로 분명히 알려줄 것이다"며 "피가 강 같이 흘러 압제자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