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이혼 알면 안돼" 남편 살해하려 한 아내 실형


이혼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려 한다는 이유로 남편을 살해하려 한 3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살인미수·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는 남편 A씨와 2015년 7월 결혼한 뒤 계속 다퉜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함께 다니던 교회에 이씨가 나가지 않으면서 부부싸움이 더 심해졌다.

A씨가 결국 이혼을 요구하자 이씨는 "당신이 돈을 다 가지고 가라. 대신 친정부모님 뵐 면목이 없으니 머물 곳을 구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들은 이씨 부모에게 이혼 사실을 나중에 알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A씨가 지난해 12월 25일 "도저히 이렇게 못살겠다. 양가 부모님께 이혼 사실을 알리겠다"며 전화기를 들자 이씨는 유리로 된 음료수병으로 A씨 머리를 내리쳤다.

다음날 이씨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마트에서 흉기 2개를 샀다.

이후 오후 6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교회에 A씨와 함께 갔다.

A씨가 교회로 들어가려 하자 이씨는 허벅지와 가슴에 숨겨뒀던 흉기를 꺼내 목과 허벅지를 찔렀다.

비명을 듣고 달려 나온 교회 목사 부부가 제지해 A씨는 목숨을 건졌으나 전치 4주의 상처를 입었다.

재판부는 "간질 4급 장애인인 이씨는 20년 넘게 뇌전증 발작을 경험하면서 대인관계와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첫 결혼에서 실패한 뒤 심한 우울증을 앓아온 점이 참작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저항 때문에 미수에 그쳐 죄질이 좋지 않고, 과도를 미리 준비하는 등 범행 수법이 계획적이며, (흉기로 찌른) 목덜미 부위는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어서 A씨가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장해를 입을 수 있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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