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공군력 열세' 北, 지대함·지대공 미사일로 대응

지난달 말 지대공 미사일 이어 지대함 미사일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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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 양국 군의 우세한 해군력과 공군력에 대응해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는 양상이다.

경제난으로 해·공군력을 증강하는 데 한계가 있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미사일 기술로 해·공군력의 열세를 만회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8일 오전 강원도 원산에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수 발을 동해 방향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신형 지대함 미사일로 추정된다.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으로 마하 1 미만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비행하는 게 특징이다.

로켓으로 추진력을 내는 탄도미사일이 하강 국면에서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순항미사일은 비행 중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움직이는 표적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하며 레이더망을 피해 저고도로 비행한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도 최고 고도가 약 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유사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한미 해군 함정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인 것으로 한미 군은 보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자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항공모함을 잇따라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은 지난 4월 말부터 한 달 동안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를 동해에 전개했고 로널드 레이건호(CVN 76)가 임무를 물려받게 된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한 스커드 개량형 지대함 탄도미사일(ASBM)도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함께 미국 항공모함을 표적으로 삼는 무기다.

북한이 한미 양국의 압도적인 해군력에 대응해 지대함 미사일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북한 해군의 전투함정은 430여 척으로 우리 해군(110여척)보다 훨씬 많지만, 경비정과 같은 소형 고속함정 위주로 편성돼 원해(遠海) 작전에 한계가 있고 성능 면에서도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 잠수함(70여척)도 우리 해군(10여척)보다 많지만, 전반적으로 노후화해 원해 작전보다는 대남 침투용인 경우가 많다.

북한은 공군력 열세도 미사일 개발로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을 개량한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다음 날 공식 매체를 통해 '신형 반항공 요격 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무인기와 로켓 표적을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6·25 전쟁 당시 제공권을 쥔 미국 공군으로부터 거의 무방비로 폭격을 당한 북한은 일찍부터 방공 전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KN-06은 북한의 방공 무기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신형 함정이나 전투기를 확보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북한이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개발로 한미 양국의 우세한 해·공군력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가장 경제적인 선택인 셈이다.

북한은 미사일의 '다종화'를 내걸고 다양한 사거리와 용도의 신형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다양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는 것으로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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