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숨통' 틔우는 터키…군병력 배치에 식량지원까지 약속

"고립은 문제 해결책 아냐"…단교사태 주도한 사우디와 충돌 가능성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아랍권 국가들의 단교 선언으로 고립된 동맹국 카타르를 돕기 위해 터키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터키가 카타르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기로 하고 식량 지원도 약속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사우디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리비아 임시정부, 예멘, 몰디브 등 이슬람권 7개국은 지난 5일 카타르가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이란에 우호적이라는 이유로 단교를 선언하고 항공, 해상 왕래와 육로 통행을 금지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런 방식으로 카타르를 고립시키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카타르에 대한 모든 제재가 되도록 빨리 해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터키 의회는 이날 카타르 내 터키 군기지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터키는 카타르와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지난 2014년 이란과 함께 카타르에 3천여 명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군기지를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

2015년부터는 카타르에 150여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 터키 외교 소식통은 이번에 배치되는 추가 병력은 200명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터키의 주요 수출기구는 카타르에 식량과 물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삼면이 바다이고 육상 국경인 남쪽은 사우디로 둘러싸여 있는 카타르는 식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단교 사태가 장기화하면 식료품 수입 차질로 식량난이 일 우려가 있다.

사우디의 단교 조치 직후 불안을 느낀 카타르 시민들이 슈퍼마켓에 몰려가 사재기를 하는 등 혼돈상이 빚어진 바 있다.

터키의 이번 조치는 사우디와의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한 터키 고위 관리는 "우리는 카타르와 사우디 모두 매우 가까운 친구로 느낀다. 우리는 한쪽 편을 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립적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터키는 "카타르가 두들겨 맞는 것을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