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인터넷 전화의 발신번호를 02로 조작한 별정통신사 대표와 이 전화를 보이스피싱에 이용한 유령법인 조직원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별정통신사 대표 52살 박모 씨와 유령법인 대표 58살 최모 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같은 혐의로 유령법인 조직원 36살 장모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서울에서 별정통신사를 운영하면서 14개 중국 대리점으로부터 고객 정보를 받아 본인 인증 없이 3천400여 개의 '070' 인터넷 전화를 개통하고, 발신번호를 '02', '1588' 등으로 변작해 서비스하는 수법으로 3억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별정통신사는 SKT, KT, LGT 등 기간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회선 설비를 이용해 전화를 개통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본금 3억원 이상, 기술인력 1인 이상, 교환기 등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국내에는 지난해 기준 570여 곳이 등록돼있습니다.
최씨 등은 노숙인이나 신용불량자에게 돈을 주고 '바지사장'을 모집한 뒤 유령법인 5개를 만들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해 박씨를 통해 전화를 개통할 수 있도록 한 혐의입니다.
개인은 1인당 1∼2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지만, 법인의 경우 1곳당 20∼30여 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습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유령법인 명의로 전화를 개통해 금융기관을 사칭해 국내로 전화를 걸어 77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들은 발신번호를 보고 국내에서 걸려온 전화로 오인해 사기를 당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