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피해망상으로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습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39살 이 모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받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저녁 6시 반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64살 어머니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외출에서 돌아온 어머니는 이 씨에게 "형이 집에 찾아온다"고 하자 이 씨는 형이 자신을 죽이러 온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어머니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어머니가 이 씨의 요청을 거절하자 이 씨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엄마와 형이 나를 해치려 한다'는 생각에 주방에 있던 둔기로 어머니를 폭행하다 끝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이 씨는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14일까지 식사도 거른 채 매일 소주 5병 넘는 술을 마시며 피해망상 증상을 보였고, 범행 전날인 15일 알코올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병적 현상인 알코올 금단 섬망증 진단을 받은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자신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며 "알코올로 인한 정신병적 장애로 환각, 망상에 사로잡혀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필요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정신병 외 달리 살해 동기를 찾을 수 없고 유족이자 유일한 혈육인 형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