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계속되면서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다음 달 말까지 비가 오지 않고 가뭄이 계속된다면 제한급수도 불가피해 보인다.
3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보령댐의 저수율은 9.9%를, 저수량은 1만1천596t를 기록했다.
1998년 보령댐 준공 이후 저수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령댐 저수율은 지난달 27일 역대 최저치인 13.1%(2007년 6월 30일)를 갱신한 뒤 꾸준히 떨어졌다.
하루에 수위는 7∼8㎝씩, 저수율은 0.1%씩 내려갔다.
보령댐은 이미 오래전 바닥을 드러냈다.
거북이 등껍질로 변한 바닥은 사람 손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졌고, 군데군데 풀까지 무성하게 자랐다.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할 댐 바닥에 작은 실개천이 흘러 이곳이 댐 바닥이라는 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변해버렸다.
이날 현재 보령댐의 저수율은 42년 만의 유례없는 가뭄으로 제한급수 및 강제 급수조정을 하던 2015년(18.9%)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에 건설된 도수로(물을 끌어오는 길)를 통해 금강 물을 끌어와 급한 불을 끄며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면서 제한급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고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다음 달 말에는 제한급수를 실시할 수도 있다.
특히 올해 여름 장마가 평소보다 늦게 온다는 소식도 상황을 어둡게 한다.
충남도는 6월 말 기준 보령댐 저수율이 7.5% 이하로 떨어지는 '심각' 단계에 돌입하면 제한급수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한급수를 피하고자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보령댐의 공급량 일부를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하도록 급수체계를 조정하기로 했다.
하루 2만1천t이 필요한 당진시에 보령댐 대신 대청댐에서 물을 공급하고, 서천군으로 공급되는 하루 1만t 규모의 물도 보령댐이 아닌 용담댐에서 수급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 보령댐에서 나가는 물의 양을 최대한 줄여 제한급수를 피하자는 전략이다.
그러나 물의 양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급수체계 조정을 비롯해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한 자율절수 운동을 시작했다"며 "관정 개발 등은 물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가뭄지역에 병물을 공급 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