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사라진 금강 어름치 4년 복원 '공든 탑' 허사되나

4년간 치어 1만 5천 마리 방류…실태조사서 흔적 찾지 못해
잠수·CCTV 관찰서도 확인 안 되면 '복원 실패' 최종 결론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일대 금강은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가 살던 곳이다.

맑은 여울에 모래와 자갈이 풍부해 산란탑을 쌓는 이 물고기 생육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어름치는 이곳에서 자취를 감췄다.

골재채취 등으로 서식환경이 파괴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문화재청과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는 30여년 전 사라진 금강 어름치를 되살리기 위해 2012년부터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4년 동안 새끼 1만5천마리를 이 지역 금강에 풀어 넣고 예전처럼 다시 헤엄치는 모습을 기대했다.

그리고 마침내 복원사업의 성패를 확인하는 생태조사가 시작됐다.

옥천군은 최근 7천만원을 들여 금강 어름치 서식환경 모니터링에 나섰다.

조사는 전문업체인 진화기술공사에서 투망 포획, 잠수 관찰, CCTV 관찰 3가지 방식으로 나눠 진행한다.

지난달 가장 먼저 이뤄진 투망 포획은 일단 성과 없이 끝났다.

새끼를 풀어 넣은 지점을 중심으로 어름치가 살만한 6곳을 선정해 투망·족대 등으로 채집을 시도했지만,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달에는 잠수부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 산란탑이나 어름치 존재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오민기 책임연구원은 "빠르고 민첩한 어름치가 투망 등에 걸려들지 않았을 수 있다"며 "요즘이 산란철인 만큼 살아남았다면 잠수 관찰에서 흔적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 관찰과 별개로 수중 카메라를 설치해 어름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CCTV 관찰도 함께 이뤄진다.

오 연구원은 "추가 조사에서 어름치 흔적을 찾지 못한다면 복원사업이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잉엇과에 속하는 토종어류 어름치는 돌무더기로 산란탑을 만들어 알과 새끼를 보호하는 습성이 있다.

몸길이 20∼30㎝ 정도로 아가미부터 꼬리까지 검은 점선 7∼8개가 있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는 한강과 임진강 상류 등에서 일부 서식이 확인된다.

옥천지역 금강은 한반도에서 이 물고기가 살 수 있는 남방한계선으로 여겨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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