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선] '충남은 민심 바로미터' 이번 대선서도 통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안방서 보수결집 견제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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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은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명제는 19대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지켜졌다.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전국적으로 얻은 지지가 충남에서 얻은 지지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충남도민이 2위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3위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각각 선택한 점도 국민의 선택과 같았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 당선인은 충남지역 전체 투표자 124만215명 가운데 38.3%의 지지를 얻었다.

홍준표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각각 충남에서 25.2%와 23.6%를 획득했다.

1992년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충남에서 1등을 놓치고 청와대 주인이 된 경우는 없었다.

고정 지지층이 많은 영남이나 호남과 달리 충남 표는 유동적이다 보니 여야 모두에게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할 지역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전국적으로 각각 51.55%, 48.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충남에서 박 후보는 56.66%를, 문 후보는 42.79%를 얻었다.

17대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각각 48.67%, 26.14%를 득표해 22.53%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충남에서도 이 후보는 정 후보를 13.18% 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충남 유권자들은 좀처럼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면서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충남에서 패배하고 대권을 잡은 경우는 없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증명된 만큼 향후 대선에서도 충남의 표심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당선인의 당선 배경에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 이른바 '대세론'을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특정 정치세력을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문 당선인과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의 대안으로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조기 대선으로 다른 후보들이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이 강한 충남에서 문 당선인이 1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역할론이 컸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선거운동 막판 홍준표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결집으로 이른바 '홍풍'이 불었지만, 충남에서는 보수결집 현상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희정이라는 '잠정 주자'가 보수결집을 막고 진보결집을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안 지사는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으로 경선 이후 공식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아내 민주원씨와 아들 정균씨가 문 당선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지역 정가에 밝은 한 인사는 "보수적인 충남에서 문 당선인이 승리한 배경에는 같은 정당 소속 안희정 지사 역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보수 성향이 강한 충남에서 안 지사가 보수결집이라는 바람이 충남으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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