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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국적의 유치원생 11명이 숨진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변은 터널 내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웨이하이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버스에 불이 난 시각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등원하는 유치원생 11명과 인솔교사 1명을 태운 버스는 웨이하이시 환추이(環翠) 구 타오쟈쾅 터널에 진입해 300여ｍ를 지날 때쯤 쓰레기 운반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버스 앞쪽 출입구 근처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불로 출입구가 막히자 어린이들·인솔 교사·운전기사는 버스에 갇혔습니다.
불길은 아이들이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거세게 일었고, 차체 대부분이 멀쩡한 상태에서 출입구 쪽만 불길이 커다랗게 올랐습니다.
버스 앞쪽에서 시작된 불길은 점차 차체를 타고 번졌고, 버스 내부는 검은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사고를 목격한 주변 차량 운전자들이 즉시 소방당국에 신고했지만, 소방차가 출근길 차량으로 가득 찬 도로를 뚫고 진화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이미 10여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사고 27분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혔지만, 4∼7세의 어린 유치원생들이 연기를 견디기에는 긴 시간이었습니다.
충돌과 화재 사고로 터널 안에 차량 들이 많았으나, 누구도 나와서 화재 진화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화재로 버스 안에서 출입문을 열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출입문을 열거나 부숴 탈출구를 마련해줘야 했으나 이런 도움 부재로 4∼7세의 한국 어린이 10명과 중국 어린이 1명은 불길의 무서움 속에서 숨져야 했습니다.
현장에서 숨진 운전기사는 탈출구를 찾으려 한 듯 버스 중간 통로에서 발견됐습니다.
현장 조사에 나선 칭다오 총영사관 관계자는 "운전기사가 출입문이 불길에 막히자 탈출로를 만들어 보려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출근 시간대 터널 안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