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이후 서울에서 이주하는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5만가구에 육박하면서 인근 전세시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단지의 재건축이 진행 중인 강남 4구는 올해 하반기 이후 이주 물량이 2만가구가 넘어 수도권 외곽의 주택 전세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8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에서 사업승인 이후 관리처분을 받았거나 앞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총 4만 8천921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통상 사업승인을 받고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6∼8개월이 소요되고, 관리처분인가와 이주까지 다시 3∼6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 단지는 올해 하반기 이후 순차적으로 이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가운데 전체의 42%에 육박하는 2만462가구가 강남 4구에 몰려 있어 강남권과 인근 수도권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당장 올해 7월부터 6천가구에 육박하는 둔촌 주공아파트 이주가 본격화돼 부근 강동구 일대 전셋값은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르면 올해 말에는 5천40가구의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의 이주도 시작됩니다.
초대형 단지인데 현재 전셋값은 6천만원~1억5천만원 선에 그쳐 인근 지역의 연립이나 오피스텔 또는 서울 외곽의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강북에서도 재개발 사업 등으로 이주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서대문구의 경우 사업승인에서 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5천440가구에 이르고 동대문구 4천552가구, 성북구 4천151가구 순으로 이주 대기 물량이 많습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주택 재건축 물량까지 포함하면 이주 대기 물량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며 "서울시가 이주 시기조정을 통해 이주가 몰린 곳은 적절히 분산해야 전세시장의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