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올가을 왕실 공무에서 은퇴한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습니다.
버킹엄궁은 성명에서 "필립공이 올가을부터 공적 일정들을 더는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버킹엄궁은 "780여 개 단체의 후원자·대표·회원인 필립공이 이들 단체와 계속 교류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더는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버킹엄궁은 여왕은 "모든 공무 프로그램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달 96세 생일을 맞는 필립공은 지난해 왕실 공식 일정에 참여한 날이 110일로, 왕실 일가 중 5번째로 많다고 BBC 방송은 소개했습니다.
앞서 필립공은 90세가 되던 지난 2011년 일부 단체의 후원자에서 물러났습니다.
여왕과 필립공의 결혼생활은 오는 11월 70년째를 맞습니다.
필립공뿐만 아니라 여왕도 최근 몇 년 사이 고령으로 인해 왕실 공식 일정에 참여하는 것을 줄여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에 영국에서 306회, 해외에서 35회에 걸친 행사에 참석하는 등 예전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왕성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 이후 해외 일정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등 가족에게 대신 맡기고 있습니다.
국내 일정 역시 왕실 가족들이 대신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여왕은 작년 말 국립아동학대예방기구와 윔블던 테니스대회를 주관하는 AELTC 등 25개 단체의 후원자에서 물러나기도 했지만 여전히 자선단체나 스포츠 단체를 중심으로 600개를 넘는 단체의 후원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 재위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는 지난 2월 재임 65주년인 '사파이어 주빌리'를 맞았습니다.
2015년 9월엔 고 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기간인 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서면서 영국 최장 재위 군주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에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서거로 현존하는 세계 최장 재위 군주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