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경영권 승계 위해 삼성 합병"…이재용 "승계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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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측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평가 지표라며 핵심 주주 설득에 나섰던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특검 측은 이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지만, 삼성 측은 합병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일 뿐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공판에서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조서에는 특검팀이 삼성물산 옛 주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의 진술이라며 김 전 팀장에게 물어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일성신약 측은 삼성 합병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내 삼성 측과 법정 분쟁 중입니다.

이에 따르면 윤 대표는 "김종중 팀장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이 빨리 승계를 하려 하는데 상속을 통해 승계하면 상속세로 재산의 반이 날아간다'며, 이번 합병이 이재용 승계에 있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전 팀장은 이에 대해 "제 사고 구조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순환출자 금지 때문에 다른 계열사가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건강을 볼모 삼아 합병 찬성을 권유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윤 대표는 또 특검에서 "김종중 팀장이 '이번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평가다'라고 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김 전 팀장은 그 이야기를 한 건 맞다며 이 부회장의 판단 능력과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런 이야길 했다고 답했습니다.

"일성신약이 합병에 찬성하면 개별적인 보상을 해준다고 했다"고 윤 대표가 진술한 데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김 전 팀장은 부인했습니다.

특검은 이런 진술을 제시하며 삼성 측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두 회사의 경영상 판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고 승계와 무관하다"고 맞섰습니다.

미래전략실이 주도적으로 합병을 추진한 게 아니라 두 회사가 그룹 차원의 지원을 요청해 와 IR, 즉 기업설명회 활동을 한 거라는 취지입니다.

김 전 팀장이 일성신약 측에 '이재용 리더십'을 언급했다는 부분도 "기본적으로 김종중 개인 생각"이라며, "이재용은 주주 반대와 사회 논란이 커지자 합병 중단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면서, 반드시 합병을 성사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성신약 대표의 특검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삼성과 일성신약 측이 민사소송 중이므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허위진술할 수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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