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마이너리거' 김동엽·장필준, KBO리그에서 활짝

김동엽, 4홈런·14타점으로 비룡 군단 4번 타자로
장필준, 부상 복귀해 삼성 필승 계투조로


첫 번째 도전은 실패했지만, 두 번째 기회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간절함이 통했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전직 마이너리거' 김동엽(27·SK 와이번스)과 장필준(29·삼성 라이온즈)이 KBO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김동엽은 최근 SK 4번타자로 나선다.

18일까지 15경기에 나서 타율 0.321, 4홈런, 14타점으로 활약하며 타순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부상으로 늦게 출발한 우완 장필준도 2차례 등판에서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삼성 마운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김상국 전 한화 포수의 아들인 김동엽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미야자키 나치난학원에서 2년 동안 야구 유학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그는 2009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그해 최지만(뉴욕 양키스), 나경민(롯데 자이언츠), 김선기(상무), 남태혁(kt wiz) 등 한국 고교 유망주들이 대거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김동엽은 꿈꾸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3년 6월 팀을 떠났다.

야구를 포기할 수 없던 그는 한국 무대 문을 두드렸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감당해야 하는 '2년 유예기간'을 거친 김동엽은 신인지명회의에 참가했다.

SK는 2015년 8월 열린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9라운드에 김동엽을 호명했다.

김동엽의 타고난 힘을 눈여겨본 김용희 당시 SK 감독은 김동엽을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김동엽은 남다른 힘은 검증받았지만, 정확도가 부족했다.

결국 그는 2016년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1군에서도 57경기에 나서 타율 0.336, 6홈런, 23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새로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동엽의 장점에 주목했다.

김동엽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김동엽은 호쾌한 스윙으로 화답했다.

주전으로 분류되며 안정감을 찾은 김동엽은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팀 타선에 무게를 실었다.

김동엽은 지난해 "미국에서는 투수가 정면 승부를 한다. 한국에서는 3볼에서도 변화구를 던진다"며 '다른 야구'에 대한 적응기를 설명하며 "정말 많이 배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1년 사이, 김동엽은 많이 배웠고 KBO리그에 적응했다.

천안 북일고 시절 김광현, 양현종, 정영일, 이용찬 등 동갑내기 에이스들과 경쟁을 펼친 장필준은 2007년 한화 이글스에 1차 지명됐으나 계약하지 않고 입대해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전역 후 2009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입단한 그는 2011년 시즌 종료 뒤 방출됐고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다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3년 12월에는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도 받았다.

장필준도 '2년 징계'를 마쳤고 그는 2015 드래프트에 지원했고 2차 1라운드에서 삼성에 지명됐다.

당시 삼성은 "고교 시절 대단한 구위를 보인 선수"라며 "재활이 잘 진행된다면 1∼2년 뒤 1군 전력감이 될 수 있는 투수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1군에서 단 2경기만 던진 장필준은 지난해 56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4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1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장필준을 '필승 계투조'에 포함했다.

장필준은 옆구리 통증으로 4월 16일 1군에 등록했지만, 2경기에서 모두 승부처에 등판해 무실점 역투했다.

김 감독은 "장필준은 불펜진의 중심"이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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