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사태 슬로우모션' 북핵…NYT "야망·무기 섞이면 오판"

결국 '중국'에 달렸다…WSJ "美, 北 미사일 실패 후 中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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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서 비롯된 한반도 위기가 지난 1962년 냉전시대 '쿠바 미사일 사태'와 일정 부분 닮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쿠바 미사일과 북한 핵무기 위기에 유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국가적 야망과 (지도자) 인격 문제, 치명적 무기들이 섞일 때 계산 착오의 가능성이 커진다"며 두 사태의 유사점을 설명했다.

물론 위기 지속의 측면에서 두 사태는 차이가 있다.

1962년 당시 구소련이 '미국 앞마당'격인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해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다.

이에 미국은 쿠바를 봉쇄하면서 긴장감은 고조됐다.

양측의 대립은 결국 소련이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고 미국은 쿠바를 침공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해소됐다.

이때까지 13일간 전 세계는 핵전쟁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반면 북핵 문제의 뿌리는 사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미 우드로윌슨센터의 로버트 리트워크는 NYT에 한반도 위기는 "쿠바 미사일 위기의 슬로우 모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북 압박의 고삐를 죄면서 슬로모션 구간의 속도가 빨라진 셈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근본적인 차이점은 갈등의 주체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냉전 시대 미·소가 맞붙은 냉전의 산물이었다.

반면 북핵 위기는 당사자인 북한과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얽혀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을 지렛대로 문제를 풀려는 움직임을 뚜렷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얼굴을 맞댄 이후 부쩍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약속한 대북 압박의 대가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도발에 맞서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압박한 발언이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보좌관도 ABC방송에서 "북한의 행동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의 동맹국들에 의지할 뿐만 아니라 중국 지도부에도 의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트럼프 정부가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압박 강도를 더 높였다"며 "미국은 중국을 위기를 평화롭게 끝내기 위한 최선의 희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북핵 위기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중국의 기업과 은행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하지 않은 게 북핵 문제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이전 3개 행정부가 중국의 은행과 사업체들을 벌주는 데에서 뒷걸음치는 바람에 북한은 무기 프로그램 개발에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북한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중국 은행과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했다"며 미사일 부품과 기술을 북한이 확보하는데 중국도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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