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장님'이라고 지칭하며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던 안봉근 전 비서관이나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비선진료' 일정을 실시간 보고한 정황을 담은 증거가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 경호관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 경호관은 박 전 대통령을 '대장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안 전 비서관이나 정 전 비서관에게 비선진료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메시지 내용은 '대장님 지금 들어가셨고 2시간 소요 예정입니다', '오후 3시45분 끝납니다', '지금 수액 맞고 계십니다', '손님 정문 통과했습니다' 등입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비선진료 관련 부분은 모두 이 경호관이 담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라며 "이 경호관은 비선진료인이 출입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재판에는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함께 일했던 간호사 윤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2011년 국회의원이던 박 전 대통령을 차움병원에 소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특검이 '최 씨가 당시 한나라당 의원인 박 전 대통령을 차움병원에 모시고 와서 간호사들 사이에 말이 나온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윤 씨는 "당시는 내가 차움에 근무할 때가 아니지만, 그쪽 직원이 내게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습니다.
윤 씨 진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차움병원에서 김 원장의 진료를 받았고, 진료 기록은 최 씨나 최 씨의 언니 최순득씨의 기록부에 기재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김 원장이 자문의원이 됐고, 윤 씨가 챙겨주는 주사를 들고 청와대에 드나들었습니다.
윤 씨는 또 2013년 '간호장교가 근처에 와 있다고 하니 가서 대통령의 혈액을 받아 오라'는 김 원장의 지시에 따라 혈액을 받아왔고, 이때 혈액을 전달한 것이 이 경호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윤 씨는 최 씨에 대해 "성격이 급해서 기다리지 못하고 재촉하는 편이라 유별스러운 환자로 간호사들이 알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윤 씨의 진술에 따르면 최 씨는 당시 '바쁘니까 무조건 빨리 진료해달라'며 복도를 서성이거나 자신의 차례가 아닌데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등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