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지지대 3개…철거현장 인부들, 순식간에 '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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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낙원동 철거현장 붕괴사고의 원인은 공사업체의 안전 불감증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기준을 무시하다가 사고로 이어진 것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월 7일, 오전 11시 반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숙박업소 철거공사 현장.

철거작업을 진행하는 포크레인 옆에 두 명의 인부가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바닥이 꺼지면서, 포크레인과 인부 두 명이 순식간에 땅속으로 사라집니다.

이 사고로 작업 인부 두 명은 매몰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이날 사고는 공사비용을 아끼기 위해 안전기준을 무시한 탓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붕괴 된 지상 1층 아래엔 턱없이 적은 수의 지지대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사업체들은 철거계획서상에서는 지지대 36개를 설치하겠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지하 1층에 겨우 3개만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공사 중에 발생하는 철거 폐기물을 즉시 바깥으로 빼내서 바닥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데도 400톤에 이르는 폐기물을 1층에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4.5톤짜리 포크레인을 쓰겠다고 해놓고 21톤짜리를 사용한 것도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경찰은 3개월 동안 수사를 벌인 끝에 안전기준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공사업체 대표 51살 신 모 씨 등 관계자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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