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흑인 생명 소중' 운동 소재로 광고 제작했다 '혼쭐'

"시위정신 제대로 못 읽고 돈벌이" 비판에 하루 만에 철회·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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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소재로 한 펩시콜라 광고의 한 장면

펩시가 5일(현지시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소재로 광고를 만들었다가 거센 비판에 부닥치자 광고를 철회하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지난해 흑인에 대한 경찰관의 잇딴 총격으로 전국적 항의시위의 정신을 가볍게 취급했을 뿐 아니라 이 운동을 이용해 돈벌이하려 한다는 비판이 비등하자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이다.

패션모델이자 TV스타인 켄달 제너가 등장하는 이 광고를 처음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지 하루만이다.

펩시는 이날 "우리는 단합, 평화, 이해라는 세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으나 핵심을 놓치는 실수를 했다.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펩시는 "진지한 주제를 경시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하면서 "광고를 내리고 방영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광고는 사진작가, 첼리스트, 패션모델 등이 각자 자기 일을 하던 중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현장을 목격한 후 일손을 놓고 동참하는 줄거리다.

패션모델로 등장한 제너가 시위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펩시콜라를 건네고, 이에 시위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올리는 장면이 클라이맥스다.

그러나 일단 광고에서 참가자들이 웃고, 손뼉 치고, 서로 껴안는 등 시위가 경쾌하게 묘사된 것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시위 참가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실제 시위 분위기는 딴판이었다면서, 이 광고가 자신들이 안고 있던 위험과 좌절감을 최소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시위를 조직했던 '마샤 P.존슨 연구소'의 사무국장 엘 헌즈는 뉴욕타임스(NYT)에 "광고에 등장하는 즐거움은 시위 어디에서도 없었다"면서 "광고의 장면은 목숨이 위협받는 우리의 현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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