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좀 흘렸을 뿐인데…화물 내리던 비행기, 돌연 '쿵'


인도네시아의 한 공항에서 짐을 내리던 화물기가 돌연 기수가 들리면서 주기장에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자와포스내셔널네트워크 등 현지언론은 현지 시간 그제(3일) 오후 파푸아주 와메나 공항에 있던 보잉 737 화물기가 갑작스럽게 기수가 들리면서 주저앉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화물항공사 TRI-MG 아시아 소속인 이 화물기는 시멘트와 쌀, 식용유 등을 싣고 이 공항에 착륙해 짐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공항 관계자들은 해당 항공기에 실려 있던 화물이 갑자기 비행기 뒤편으로 쏠리면서 기수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경찰은 화물칸에 실린 식용유가 샌 것을 주된 사고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파푸아 지방경찰청 카말 대변인은 "식용유가 흘러 화물칸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바람에 시멘트와 쌀이 비행기 뒤편으로 미끄러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항공기들은 통상 기수를 살짝 든 채 착륙한다는 점과 착지 때 발생하는 충격 등을 고려하면 해당 항공기의 화물은 착륙 당시부터 이미 뒤쪽으로 어느 정도 밀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말 대변인은 "화물을 모두 내리자 해당 화물기는 기수를 다시 낮췄지만 꼬리 부분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저가항공사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급증한 항공편에 비해 숙련된 조종사 수가 적고, 당국의 규제 역시 느슨해 항공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약 1만 7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항공 교통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항공안전네트워크는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1년간 최소 12건의 항공사고가 발생해 30명이 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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