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교수 출금 해제…비판적 인사에 경고인 듯

중국계 펑중이 부교수…"국가안보 이유" 조사 뒤 귀국


호주의 중국계 대학교수가 모국을 방문했다가 "국가 안전 위협"을 이유로 출국 금지를 당해 10일가량 발이 묶여 있다가 귀국했다.

약 한 달 전 중국을 찾은 시드니공대 펑중이(馮崇義·56) 중국학 부교수가 2일 오전 시드니공항을 통해 무사히 돌아왔다고 호주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펑 부교수는 지난달 4일 부인과 함께, 중국을 방문해 현지의 학자와 지식인, 인권변호사 등을 만나 연구 및 친목 활동을 했다.

펑 부교수는 지난달 24일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공항을 이용해 귀국하려 했지만, 출국을 금지당했으며, 다음날 25일에도 출국을 시도했으나 무위로 끝났다.

펑 부교수는 시드니공항으로 돌아온 뒤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지만, 질문 내용이 워낙 다양해 출국 금지의 뚜렷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자신에 대한 출국 금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당국과의 약속에 따라 자세한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연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다시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국가 안전 수호 임무를 하던 중 중국 국적의 국민을 법에 따라 출국 제한 조치했다"며 펑 부교수가 중국 국민으로서 국가기관의 조사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25년간 호주에서 생활한 영주권자인 펑 부교수는 종종 호주 언론에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해 왔다.

한 예로 그는 지난해 7월 주요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중국 정부가 광고 등을 무기로 호주 내에서 중국어로 발행되는 군소 언론을 상대로 통제를 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이 2000년대 중반 시드니에서 잠깐 중국어 신문을 발행할 당시 중국 당국으로부터 광고 취소 압력뿐만 아니라 중국 대학과의 협력 봉쇄나 비자발급 거부 등의 위협을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이번 펑 부교수의 출금 조치가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호주 내 중국계 인사들에 대한 직설적인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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