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시신 인도 등의 합의를 도출한 데 대해 "사건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피살된 사람이 김정남이라는 말레이 당국의 신원확인, 화학무기인 VX신경작용제 사용 확인 발표, 북한 국적 용의자들에 대한 인터폴 수배 등으로 미뤄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배후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국자는 이어 "북한이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 등 국제법상의 의무를 완전히 무시하고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가족을 억류한 것은 국제규범 위반자인 북한의 무모함을 다시 한번 극명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국자는 "(북한으로의) 김정남 시신 인도와 무관하게 이미 말레이시아 당국은 공식적으로 사망자가 김정남이라고 확인했고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사인(死因)임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며 "말레이 당국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북한은 마지막까지 수사에 최대한 협조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말레이 측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위해 기울인 노력을 평가한다"며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으로 대응해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을 통해 무엇보다 북한에 억류된 말레이 외교관과 그 가족 9명이 귀환할 수 있게 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말레이 당국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공항에서 살해된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으로 인도하고, 자국내 상대국 주민의 출국금지를 해제하기로 이날 합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