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도가니 사건' 피해자인 광주 인화학교 학생들이 임시 보호시설에서도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1일)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8일 장애인 후원금과 시설 보조금을 유용한 광주 모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와 원장(시설장)을 해임했습니다.
중증 여성 장애인 거주시설인 이 법인에서는 2012년부터 식재료 착취, 법인 후원금 등 2천700여만원을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시설 장애인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고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곰팡이가 핀 빵을 제공하는가 하면 처방전 없이 약물을 투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법인 대표는 직원들에게 세차, 세탁, 청소 등을 강제로 시켰고 선물 구매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시설에서는 2011년 '도가니 사건' 이후 피해자 30명 가운데 무연고자 19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책위는 지난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광주시, 경찰, 국가인권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박찬동 집행위원장은 "법인 인가 취소까지 이뤄지더라도 또 다른 시설로 옮겨진다면 이들 피해자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걸음일 뿐이다"며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자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책위와 장애인 단체 등은 22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2011년 인화학교에서 일부 교직원의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등 실화를 담은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이 사건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해 법인 허가가 취소되고 시설은 폐쇄됐으며 학생들은 임시 보호시설이나 교육기관으로 전원 조치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