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서 '과호흡 증상' 승객 살린 육군 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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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인 육군 병사가 운항 중인 여객기 안에서 응급환자를 살린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인공은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 통신병을 맡고 있는 김상우(23) 일병.

17일 군에 따르면 김 일병은 지난달 10일 중국에 있는 부모님과 함께 휴가를 보낸 뒤 상하이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출발한 지 1시간 가량 지났을 무렵 기내에 있던 30대 중반의 한국 남성이 갑자기 호흡 이상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승무원들은 승객 중 의사를 찾아 나섰지만 의사는 없었고, 환자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다.

아무도 나서지 않자 평소 응급조치에 관심이 컸던 김 일병이 자진해 환자 곁으로 다가갔다.

환자는 두통과 손발 저림을 호소했고 호흡이 매우 빨랐다.

김 일병은 전형적인 '과호흡 증상'으로 판단하고 비닐 봉지를 환자의 코와 입 근처에 가져가 댔다.

호흡을 조금 늦추기 위한 조치다.

과호흡 증상은 사람이 외부의 충격으로 숨을 정상(1분당 20회 전후)보다 많이 쉬는 증상이다.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부족해지며, 증상이 지속되면 맥박이 불규칙해지고 심장마비까지 일어날 수 있다.

다행히 김 일병의 응급조치로 환자의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었다.

그는 비닐 봉지로 인해 환자가 질식되지 않게 1시간 가량 곁에서 계속 환자를 살폈다.

그 사이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고 환자는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연은 김 일병이 이용했던 항공사에서 부대로 감사 편지를 보내면서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김 일병은 "군인으로서 국민을 지켜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응급조치를 자원했다"며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 다시 생긴다면 더욱 빨리 자원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김 일병을 모범부대원으로 선정하는 등 포상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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