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요, 기회가 된다면"…리커창 인사말 놓고 해석 분분


"다시 만나요, 기회가 된다면." 1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경제 정책이나 대미 관계 등이 아니었다.

바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회견을 마치면서 한 이 말이었다.

총리직에 오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그가 폐막 기자회견에서 한 말은 이와 달랐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굿바이"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내년에 다시 만나길 바라요"라며 회견을 끝냈지만, 그의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어 이 말에 주목하는 사람은 없었다.

전임자이자 2003년부터 10년간 총리였던 원자바오(溫家寶)도 매번 감사하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끝냈다.

중국 공산당이 올해 가을 지도부 교체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 말은 당장 인구에 회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다음 임기를 앞두고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일까", "권력 투쟁이 매우 격렬한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베이징에 주재하는 다른 나라 외교관들은 이 총리 발언의 숨겨진 의미를 추측하며, 내부 보고서에서 이를 어떻게 다룰지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사실 이 총리의 미래에 대한 소문은 지난해부터 퍼졌다.

2012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권력을 잡은 후 경제 정책에서 그의 영향력이 지속해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산당 소식통들은 올해 가을 지도부 교체에서 시 주석이 측근을 승진시키고, 경쟁자들을 낙마시킬 것으로 본다.

중국 정치 지형에 정통한 홍콩대학의 윌리 램은 이 총리가 주요 지도자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총리직에서는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총리의 발언은 그의 지지자들에게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면서 은연중 속마음을 드러낸 실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총리의 발언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온라인 기자회견 전문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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