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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두 달새, 어린 두 아들을 황당하게 잃은 젊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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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미국 인디애나 주 보든에 사는 주부 조이스는 평소처럼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주방에서 커피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더니 천둥 소리 같은 굉음이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설거지 하던 손을 멈추고 창 밖을 바라본 그녀의 입에서 ‘오 맙소사!’라는 탄식이 튀어나왔고 곧바로 집 밖으로 나와 소리 난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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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세 대가 크게 파손된 채 널브러져 있었는데 승용차 한 대는 두 동강난 상태였습니다. 곧바로 911에 신고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동강난 승용차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심하게 다쳐 쓰러진 어린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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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어린이의 이름은 6살 에이든 로버츠로 아빠 차를 타고 학교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빠 로버츠는 아들을 뒷좌석에 태우고 달리던 중 갑자기 중심을 잃었고 도로 밖 배수로로 곤두박질 쳤다가 다시 튕겨져 나오면서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차 두 대와 잇따라 충돌했고 그 충격에 차는 두 동강났습니다. 911 구조대가 도착해 운전석에서 신음하던 아빠 로버츠를 차에서 끌어내는 순간 아빠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습니다. “제 아들부터 구해주세요! 제 아들 어디 있죠?” 구조대는 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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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 부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습니다. 둘째 아들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지막 남은 첫째 아들조차 사고로 잃게 됐기 때문입니다. 두 달 전이었습니다. 로버츠 부부는 두 아들을 데리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계곡으로 주말 소풍을 갔습니다. 잘 놀고 있는 두 아들을 보면서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던 부부는 오후 2시 반쯤, 근처에 있던 두 살 배기 둘째 아들이 보이지 않자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기에 근처에 있겠거니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둘째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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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는 부인을 진정시키고 남편 로버츠는 경찰에 신고했고, 헬리콥터와 수색 견 그리고 자원봉사자들까지 총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수색이 개시된 지 반나절 만에 두 살배기 둘째 아들은 계곡물에 익사된 채 발견됐습니다. 행복에 겨웠던 주말 소풍 길은 되돌이킬 수 없는 불행과 그 끝을 알 수 없는 슬픔의 길이 되어 버렸고, 둘째 아들을 잃은 상실감과 자책감에 하루하루 무겁게 살아야 했던 부부는 또 다시, 첫째 아들마저 잃게 된 겁니다. 지역 주민들은 부부의 집에 꽃과 촛불 등을 놓아 두 아기의 명복을 빌었고, 젊은 부부와 슬픔을 함께 했습니다.

(사진 = CNN소스, 로버츠 계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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