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빼돌려 파면된 사립학교 교장 복귀에 반발 확산


급식 비리로 파면됐던 사립학교 교장이 복직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급식비 4억여원을 빼돌려 교단을 떠났던 익산의 한 사립학교 A 교장이 지난 1일자로 교장에 복귀했다.

A씨는 이 학교 설립자의 아들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동안 위탁급식업체와 짜고 학생으로부터 걷은 급식비 19억원 가운데 4억5천여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전북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적발됐다.

그는 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실형을 선고받으며 이사회에서도 파면됐다.

A씨가 교장직에 복귀한 것은 지난달 1일 교원 임용 자격이 회복된 지 한 달 만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은 교원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재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교육청도 A씨의 복귀에 부정적이지만 막을 방법이 없는 상태다.

A씨의 복귀 소식에 시민단체와 학부모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북지부는 성명을 내 "아이들의 밥값까지 떼먹은, 교육자로서 기본 자격도 갖추지 않은 사람"이라며 "법인은 임용을 취소하고, 교육청은 감사 등을 통해 복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이번 일은 사립학교가 학교를 개인의 사적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투명하고 민주적인 사립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익산학교급식연대는 "아무리 사립학교지만 아이들의 먹을 것과 관련한 비리 연루자가 교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도 전북교육청과 언론사에 호소문을 보내 "급식비리라는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다시 학교에 돌아와 학생들의 앞길에 재를 뿌리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의 폐단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현행법상 어쩔 도리가 없다"고 난감해 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이 학교의 비리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엄벌에 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 교장은 "개인적 비리가 아닌데도 당시 교장으로서 책임을 졌던 것이고 법적 처벌도 다 받았던 만큼 복직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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