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돌 던지고, 제품 부수고…과격해지는 中 반한 감정

세무조사 연장·통관 지연 사례도 속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커진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하나둘 거친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 한국 식품기업 경비실에는 지난 6일 돌멩이가 날아들어 유리창 등이 크게 파손됐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신정완쟈스다이 광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롯데의 소주(처음처럼)와 음료를 박스 채로 쌓아두고 중장비로 파괴하는 일종의 과격한 '시위'도 벌여 롯데뿐 아니라 전체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 중국 현지 점포에는 최근 중국인 손님 두세 명이 찾아와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며 홍보 행사를 진행하던 중국인 직원들을 향해 "왜 중국인이 한국 기업을 위해 일하느냐"고 고함을 치는 일도 있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 영상뿐 아니라 롯데 사업장 앞 불매운동 시위, 베이징(北京)의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이 쫓겨나는 모습 등 반한 기류를 반영한 영상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심지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롯데에 대한 음해성 '가짜뉴스'까지 떠돌고 있다.

'환구신문안(글로벌뉴스 의미)'이라는 '유령매체'와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인터뷰하면서 "중국인은 모리배와 같다", "중국인은 가난하니까 가격만 내리면 다시 상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는 허위 내용이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 규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 중국 공장은 6일 중국 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 차원으로 수거해 간 자료의 보관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도 "최근 들어 통관이 강화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모든 제품을 전수 조사하는 게 맞지만, 일반적으로 일부 제품만 표본 조사하는 게 보통인데 요즈음 (중국 당국이) '원칙대로 한다'며 하나하나 일일이 조사해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이나 유제품 등의 경우, 며칠만 통관이 늦춰져도 업체가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 화장품업체 수출담당 부서 직원도 "중국 관공서들의 서류 처리가 늦어지고 더 깐깐해졌다"며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석 달 정도면 화장품 위생 검사를 통과하는데, '사드 논란' 이후 검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측은 느슨했던 검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지만, 당연히 계절에 민감한 화장품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속을 태웠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롯데마트다.

지난 6일까지 중국 내 롯데마트 23곳, 전체 롯데마트 중국 점포(99곳)의 4분의 1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유의 대부분은 소방법, 시설법 위반이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 화둥(華東)법인이 운영하는 장쑤(江蘇)성·안후이(安徽)성·저장(浙江)성 등의 20개 점포와 동북법인이 운영하는 랴오닝(遼寧)성 소재 2개, 화북법인 관할 허베이(河北)성 점포 1개 등이다.

shk999@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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