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1% 통신비 인하 체감 못 해…단통법은 경쟁억제법"

녹소연 "단통법 전면 개정해야…알뜰폰 지원 등으로 시장 환경 개선"
한 달 통신비는 5만∼10만 원 제일 많아…'기본료 폐지' 최우선 과제


국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현 정부 아래에서 통신비가 인하되는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신비 경감 정책의 뼈대였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이동통신 3사 사이의 경쟁을 없애고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문제가 커 전면 개정이 시급하다는 여론도 높았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하 녹소연 ICT연구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의뢰로 펴낸 '실질적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를 7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실린 전국 성인남녀 1천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1.3%는 2013년 현 정부 집권 이후 '가계통신비 인하 체감 효과를 느끼지 못했거나 오히려 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통신비 경감을 체감했다는 답변은 6.7%에 그쳤다.

'체감 여부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은 22.0%였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추진되어야 할 정책으로는 응답자의 34.0%가 '기본요금 폐지'를 꼽아 가장 답변율이 높았다.

'보조금 상한제 폐지와 단통법의 개정 또는 폐지'를 촉구한 이들도 24.8%에 달했고, '요금인가제 폐지를 비롯해 이통사간 경쟁을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21.8%를 차지했다.

그 외 주요 의견으로는 '알뜰폰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10.3%)와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8.7%)이 있었다.

녹소연 ICT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특히 단통법은 이동통신 3사의 기득권을 굳히고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은 줄이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단통법에 대한 소비자의 반감도 큰 만큼 국회에서 법 전면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제4 이동통신사는 외국 사례를 봐도 종전 사업자의 기득권 축소와 같은 경쟁 환경의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7번이나 무산된 제4 이통사의 선정을 서두르는 것보다는 단통법 개정·알뜰폰 지원 등을 통해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또 정부가 알뜰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전파사용료의 안정적 면제,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정부 개입, 불공정행위에 대한 사후규제 개선방안 마련, 도매제공 의무사업자 확대 등 조처를 제안했다.

한편 보고서 설문을 보면 한달 이동통신 요금은 5만∼10만원을 낸다는 이들이 38.6%로 가장 많았다.

3만∼5만원을 납부한다는 답변은 37.0%였고 1만∼3만원은 16.2%를 차지했다.

10만원 이상을 낸다는 최고액 층은 4.9%, 요금이 1만원 미만인 경우는 3.3%였다.

통신비 중 단말기 할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31.5%가 '없다'고 답했다.

할부원금을 다 냈거나 휴대전화를 일시불로 샀다는 얘기다.

할부금 비중이 10∼30%라는 이들은 25.3%였고 30∼50%에 달한다는 답변이 19.0%로 뒤를 이었다.

통신비 부담을 느끼는 요인과 관련해 절반 이상인 56.4%가 '비싼 이동통신 3사의 요금'을 꼽았다.

'단말기 가격 때문에 통신비가 부담스럽다'는 답변은 37.5%로 상대적으로 수가 적었다.

현행 이동통신 요금 가격을 결정하는 모바일 데이터양과 관련해서는 '지금 요금제로 제공되는 데이터양보다 더 필요하다'는 반응이 47.1%로 '충분하다'는 답변(38.9%)을 앞질렀다.

데이터양이 모자라면 데이터를 많이 주는 더 비싼 요금제로 넘어갈 필요성을 느낄 공산이 커진다.

데이터 속도의 만족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는 '더 빨랐으면 좋겠다'는 반응(51.9%)과 '지금도 충분하다'는 답변(48.1%)의 답변율이 서로 엇비슷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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