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승마협회 회장사 한화→삼성, 최순실 기획"…최순실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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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21)씨를 위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그룹에서 삼성그룹으로 바꿔달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마협회 회장사 교체는 삼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들어간 출발점이다.

결국,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 간 '3각 뇌물 구도'는 최씨의 치밀한 기획과 구상 아래 시작된 것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최씨측은 이러한 특검 수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어 향후 공판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5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최씨가 2014년 9월 초 '40년 지기'인 박 대통령에게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꿔 딸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화가 정씨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게 교체 이유였다.

차기 회장사 후보로 삼성을 낙점한 것은 '활용 가치'가 크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는게 특검의 분석이다.

당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고심하고 있었다.

이에 최씨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삼성의 다급한 사정을 이용하려 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박 대통령은 며칠 뒤인 9월 15일 대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이 부회장을 따로 만나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에서 맡아주고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이를 삼성과 청와대 사이에 이뤄진 '부당거래'의 시발점으로 봤으며,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지원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삼성이 대략 이 시점부터 정유라씨의 존재를 알았던 게 아니냐는 정황도 있다.

장충기(63)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그해 12월 '승마인의 밤' 행사에 정씨가 참석하지 않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윤회 비선 실세 및 문건 유출' 의혹이 정국에 거센 파문을 불러오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한게 아니냐는게 특검의 분석이다.

최씨 측과 금전지원을 위한 물밑 협상이 본격화하던 2015년 6월에는 당시 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최씨 측근인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나 정씨의 '출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정유라가 최근 출산을 해 삼성에서 승마훈련 지원을 못 하고 있었다. 몸 상태가 호전되면 곧바로 재정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지원 실무를 맡은 장 전 사장과 박 전 사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지난달 28일 이 부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은 또 작년 2월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정유라'를 지원해줘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박 대통령이 '정유라'를 콕집어 직접 거명한 것 자체가 최씨와 금전 수수를 모의한 유력한 정황이라는 게 특검 판단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검 수사결과를 박 대통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부인했다.

삼성도 "승마 지원은 대통령과 최순실의 강요와 공갈에 따라 불가피하게 지원했으며, 최순실의 추가 우회지원 요구는 거절했다"라며 대가성 있는 지원을 한 적이 없으며 강요·공갈 피해자라고 반박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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