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북한군 농약연구기관 '생물기술연구원' 개입"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에 북한군 산하 농약 연구소로 알려진 생물기술연구원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정은이 2014년 12월 초 (김정남을 살해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면서 "집행부서는 북한군 제810부대 생물기술연구원이라고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 정찰총국과 국가보위성 이외에 김정남 암살사건에 제3의 기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물질이 부검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으면서 신종 독극물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생물기술연구원이 문제의 물질을 개발한 기관일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생물기술연구원 책임자로는 화학 담당 리성남과 제조 담당 리정철, 실행 담당 오수길과 이외에 10명으로 확인됐다고 최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현지경찰에 체포된 리정철(46)과 제조 담당자의 이름이 일치하며, 사건 발생 후 북한으로 도주한 리재남(57)과 오종길(55)도 이름이 비슷해 동일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 대표가 주장하는 김정은의 김정남 살해 지시 시점은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지 1년이 지난 때입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15년 6월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생물기술연구원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농약연구소로 소개했습니다.

김정은은 방문 당시 연구성과를 보고받은 뒤 "과학자들을 업어주고 싶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안겨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멜리사 해넘 미국 비확산센터 연구원은 2015년 7월 북한전문사이트인 38노스 주최 기자회견에서 과거 이라크와 소련의 사례 등을 들면서 생물기술연구원이 생물무기인 탄저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당시 군 당국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최 대표는 이어 "북한이 정치사상범 가운데 80~90kg의 건장한 남성들을 연구원으로 끌고 갔다고 한다"면서 "(김정남과 체형이 비슷한) 이들을 대상으로 살해연습을 반복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