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민주당 경선은 죽음의 조?

-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50만 명 돌파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조기 대선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금 각 정당들은 사실상 경선 모드에 들어갔거나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각 당별 경선을 월드컵 예선전에 비유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임의대로 교섭단체 중에서 민주당을 A조, 국민의당은 B조, 바른정당 C조, 자유한국당을 D조로 정했습니다.

● 죽음의 A조

'죽음의 조'는 역시 민주당 A조가 될 겁니다. 여론 조사상 앞서있는 후보들이 많으니까요.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이 한 조에 속한 것과 비슷합니다. (시드 배정 같은 월드컵 세부 규칙은 눈감아 주시길^^) 물론 이 중에서 꼭 우승팀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벌써 구름 관중이, 즉 선거인단이 50만 명 이상(20일 기준) 모였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 그리고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광고도 만들고 행사도 열면서 서로 자기편 더 많이 끌어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결승전 같은 예선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겁니다.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역선택' 같은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축구에서도 가끔 본선에서 강한 상대 피하려고 예선에서 일부러 져주기도 하지요. 꼭 같진 않습니다만 본선 상대를 고른다는 면에선 유사점이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역선택은 '박사모' 같이 사실은 민주당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에 슬쩍 참여해서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다른 후보를 민다는 거죠.

대세라는 문재인 전 대표 측이 특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추격하는 안희정 지사 측은 너무 과민 반응하지 말자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강한 문재인 전 대표 측과 중도.보수층에서 상승세인 안희정 지사 측의 셈범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문 전 대표 입장에선 지지자들에게 '역선택 우려가 있다' '여권에서 나를 떨어뜨리려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면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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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줏대감 vs 신흥 강호 B조

국민의당 경선룰 논의도 곧 시작됩니다. 여기도 볼만한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신흥 강호로, 안철수 전 대표를 터줏대감으로 빗대 봤습니다. 논란은 손 의장 측이 모바일 투표하지 말고 100% 현장 투표로 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모바일 투표는 비밀 보장도 안 되고 공정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겁니다. 특히 손 의장은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모바일 투표에서 밀려 패배한 트라우마도 있죠. 반면 안철수 전 대표 측은 구체적 방안을 거론하진 않지만 현장 투표에 더해 국민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더 찾아야 한다는 쪽입니다. 아무래도 여론 조사상 앞서있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당 입장에선 새 손님인 손학규 의장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고 모바일 투표 등으로 경선 흥행도 신경 써야 하는 난처한 입장입니다.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 아직은 안갯속 C조, D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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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유 의원 측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하고 있고, 남 지사 측은 권역별 TV토론 배틀(승부)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자고 맞서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출전 선수가 확정된 건 아닙니다. 김무성, 오세훈 재등판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C조의 경쟁은 아직 안갯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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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조 자유한국당은 좀 애매한 상황입니다. 여당으로서 탄핵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는데,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경선 국면에 들어서기가 부담스러운 겁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어서 대선준비단만 발족한 상탭니다. 여러 후보들이 대권 도전을 선언했거나 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마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현재 상황으로만 보면 C조 D조가 약체로 분류되긴 합니다만 스포츠에선 항상 이변이 있어왔죠. 이번엔 어떨까요?

**여기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천 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기본으로 했습니다. (지지율 문재인:33%, 안희정:22%, 황교안 9%, 안철수 9%, 이재명 5%, 유승민 2%, 손학규 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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