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가 경기 살리기를 위해 부동산을 띄우는 정책으로 투기를 조장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원로 경제학자의 신랄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미시경제학의 권위자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경제학회의 학회지 '한국경제포럼'에 게재한 '부동산 관련 정책에 관한 두 가지 단상' 논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이 교수는 "지난 50여년 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부동산시장 부양책이었고 그때마다 주택가격은 수직 상승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교수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싶은 정부에 부동산시장 부양책은 마치 '마약'과도 같은 매력을 갖는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근시안적 태도는 마치 '폭탄 돌리기'라도 하는 듯 '임기 동안에만 문제 없으면 된다'는 식의 무사안일 혹은 무책임에서 나온 것"이라고 실랄하게 비난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투자사기 수법인 '폰지게임'에 비유했습니다.
폰지게임은 고배당을 미끼로 초기 투자금을 조달한 뒤 만기가 되면 제3자에게 새로 받은 투자자금으로 앞의 투자금을 갚는 사기수법입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에서 주택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폰지게임은 언젠가 그 끝자락에 이르게 되고, 이 단계에 이르면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시장을 떠받치려 발버둥 친다 해도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 되어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의 고삐를 성급하게 풀어놓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그 대안으로 무력화된 종합부동산세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