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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청와대와 입 맞췄다는 '탄핵기각설'…어디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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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15명 중 8명을 채택했습니다.

탄핵심판 변론기일이 이달 22일까지 추가로 잡히면서, 2월 말 선고가 불투명해지자 야권 내에선 탄핵 심판이 늦춰지거나 기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습니다.

한동안 대선을 향해 각자의 노선을 달리던 야권 대선주자들도 '대선보다 탄핵이 우선'이라며, 연대해서 다시 촛불을 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는 이른바 '탄핵기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리포트+에서는 탄핵기각설에 대한 야권과 헌재의 입장은 무엇인지, 시중에 도는 각종 '설'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 봤습니다.

■ 야권, 대선 정국 접고 다시 촛불 든다

두 달 전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한자리에 모였던 야 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대표들이 어제(8일) 긴급 회동했습니다.

탄핵 안이 가결되던 지난해 말까지,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임기 전인 '1월 말 선고'를 전망했는데, '2월 말 선고'까지 불가능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입니다.

야 3당은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3일 전에 헌재가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겐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승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간 연장과 압수수색 승인을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며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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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 다시 당력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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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응'하는 헌재의 입장은?

헌재 재판부의 기류 변화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신속'을 강조하던 분위기가 약해졌다는 겁니다.

증인 채택에서 한 차례 기각했거나, 이미 증언했던 사람들까지 재판부가 다시 받아들이면서, 대통령 측의 지연 전술로 보이는 주장을 과도하게 수용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탄핵 심판을 둘러싸고 나오는 갖가지 '설'에 대해 당사자인 헌재 측은 "따로 입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중에 떠도는 ‘탄핵기각설’, ‘탄핵 선고 연기설’ 등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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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헌재 내부에서 탄핵 기각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걸까요?

헌재 내부에서는 지금 일정으로도 3월 13일 이전 선고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헌재 연구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탄핵 인용과 기각의 경우를 모두 가정해 근거 정리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의 변론을 통해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확인됐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헌재 관계자에 따르면, "외부에서 나온 얘기를 가지고 재판에 대해 얘기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재판관들의 의중은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철저히 함구하는 만큼, '탄핵기각설'은 근거 없는 말이라는 겁니다.

향후 일정과 결론 도출을 준비하는 과정들이 전체 재판관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만큼, 8인 재판관 체재 아래 결론을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게 헌법재판소 내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탄핵기각설' 어떻게 봐야 하나?

'탄핵기각설'의 내용은 탄핵심판 기각에 손을 들 헌법재판관 2명이 이미 정해져 있으며, 청와대와도 이미 논의를 마친 상태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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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퇴임 이후, 재판관 한 명이 사퇴해서 정족수 부족으로 재판 자체를 무산시킬 거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생각하는 쪽 입장에서는 이런 '설'들이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헌재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탄핵심판을 비롯해 여러 헌법재판과정에서 보면, 이런 식의 ‘여론전’은 왕왕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겁니다.

헌재의 태도로 볼 때, 탄핵기각설 등은 헌재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관련된 각종 설이 '퍼지면 퍼질수록 이익을 보는 측'에서 퍼뜨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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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성엽, 정유미, 박현석 /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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