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엘시티 수사 판도라 상자 열리는가 ⑬


연속 취재 '해운대 엘시티' 수사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⑩ (11.28)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⑪ (02.01)

검찰의 해운대 엘시티 더 샵 수사…판도라의 상자는 열리는가? ⑫ (02.07)

● 검찰 수사…불법적 금융 지원 실체 파헤쳐야 (하)

오프라인 - SBS 뉴스
BNK 그룹 전경

BNK 금융그룹 산하 부산은행의 엘시티에 대한 단기 대출은 그야말로 금융권의 보편적 관행을 벗어나 어겨가며 위험한 특혜 대출을 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동일인 대출한도를 벗어난 대출을 일삼는 등 은행 대출 내규까지 어겨가며 대출을 해주는가 하면 대출 손실 대비용 예금 담보까지 엘시티 시행사에 되돌려 주는 등 상식 밖의 지원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단기 대출에 이어 PF 대출 또한 문제 투성입니다.

● 부산은행, 엘시티 PF 대출 또한 여신한도 초과 특혜 지원 드러나

BNK 금융그룹이 엘시티에 대출 약정한 규모는 부산은행 8500억 원 경남은행 2500억 원 BNK 캐피탈 500억 원 등 모두 1조 1500억 원 규모로 전체 PF 대출 약정의 64.4%이릅니다. 그런데 부산은행의 경우 위 표에서 보듯 내규상 여신한도를 동일인에게 자기 자본 비율의 15% 이내로 제한해 놓고 있습니다.

2015년 9월말 기준 부산은행의 자기 자본 비율은 4조 8천여 억 원 규모. 따라서 내규상 한도는 7천 2백여 억 원인데 실제로는 1200여 억 원 이상 초과해 대출 약정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은행 심의 위원회에서 초과 한도를 승인해주었습니다.

● 엘시티 PF 대주단에 제1 금융권은 단 한 곳도 없어…"위험 부담 커" 판단

그런데 대주단 구성을 보면 전체 PF 대출의 64%를 약정한 부산은행이 대주단 간사로 참여하는 것 외에 사업에 정통한 1금융권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대주단은 주로 증권사와 보험회사 캐피탈 회사등 주로 고율의 수수료를 노린 투자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제 1 금융권은 왜 참여하지 않았을까요?

엘시티 사업에 제 1금융권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엘시티 사업에 대한 PF 대주단의 금융 상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대주단 안에서 대출금과 담보에 차등을 둬 대주단을 구성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대출금 상환을 위한 담보 설정입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엘시티 사업은 담보를 주거시설(아파트+ 레지던스 호텔)과 비주거시설(상업시설+ 호텔+ 워터파크 등)로 구분해 대주단을 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담보를 선순위로 하는 트렌치 A 대주단과 레지던스 호텔 담보를 선순위로 하는 트렌치 R 대주단, 비거주시설을 담보로 하는 트렌치 B 대주단과 트렌치 C 대주단으로 구분했습니다.

트렌치 A는 다시 트렌치 A-1과 A-2로 나뉩니다. A-1의 모집 자금 규모는 4700억 원이며 아파트 1순위 담보권을 가집니다. A-2의 자금 규모는 1500억 원이며 아파트 2순위 담보권을 얻습니다.

트렌치 R도 R-1과 R-2로 나뉩니다. 자금 규모는 각각 2800억 원과 1000억 원이며 레지던스 1순위와 2순위 담보권을 갖습니다.

비주거시설의 경우도 마찬가지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대주단의 입장에서 가장 확보하고 싶은 담보는 무엇일까요? 또 부산은행은 어떤 담보를 확보 했을까요?

● BNK 그룹, 대출 규모 전체의 64%지만 비주거시설 담보가 대부분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파트 담보 확보가 가중 중요하겠죠. 분양이 가장 쉽고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현금화가 용이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엘시티 사업에서 아파트 분양금의 대부분은 시공사인 포스코 공사 대금으로 담보가 설정돼 있습니다. 분양대금이 들어오면 1순위로 포스코가 가져간다는 겁니다. 책임 준공 보장에 대한 대가의 성격입니다. 그만큼 포스코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줄어듭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엘시티 사업 대주단 간사인 BNK 금융그룹은 어떨까요?

엘시티 PFV 차입금 현황을 보면 현재까지 전체 1조 7800억 원의 약정 대출금 가운데 8천 억 원이 집행됐는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상환이 쉬운 아파트 담보대출 1순위는 1100억여 원에 불과합니다.

BNK 그룹 전체 대출 약정액 1조 1500억원 가운데 10% 정도만 아파트 담보인 셈입니다.

바로 이러한 담보 조건 때문에 금융권의 약정 거부나 반발이 많았고 사업에 정통한 제1 금융권은 아무도 참여하지 않은 겁니다.

 
● 분양 악화 때는 은행의 부실화, 위험 부담 훨씬 커져

그런데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BNK 그룹은 약정 대출금의 80~90% 가량을 현금화가 어려운 상업시설을 담보 취득 조건으로 지원했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 SBS 뉴스
엘시티 분양 현장

현재 엘시티 아파트의 분양율은 90% 안팎입니다. 하지만 레지던스 호텔의 분양율은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상가시설은 아직 분양을 하지 않아 예측을 할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업시설 면적이 3만여㎡(만 평)를 초과하면 분양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엘시티의 상업시설 면적은 3배나 더 넓고 분양가도 매우 비싸 성공적 분양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엘시티 사업은 금융 PF 대주단보다 시공사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담보 계약이 만들어졌고 특히 PF 약정 대출금의 64%를 차지하는 부산은행 등 BNK그룹은 굉장히 상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그만큼 BNK 금융 그룹의 위험 부담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그룹 관계자들은 “엘시티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보편적인 PF 관행에서도 많이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특혜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며 “이는 마치 한 금융 그룹이 특정 기업의 부동산 개발 사업과 운명을 같이 하는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이영복 회장과의 불법적 금전 거래 와 상관없이 업무상 배임 행위이자 금융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합니다.

● 부산은행, 엘시티의 자회사에도 추가 담보 없이 대출

오프라인 - SBS 뉴스
엘시티 PFV 지배 구조

그런데 부산은행은 엘시티 PFV(시행사)에만 금융 지원을 한 것이 아닙니다.

이영복 회장의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 10여 곳 가운데 한 곳으로 분류되는 에코하우스란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엘시티 PFV의 3대 주주로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에코하우스의 대표이사는 부산고법원장 출신의 이 모씨 입니다. 2013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 대표는 에코하우스의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또 엘시티 PFV에 개인 지분 2%를 갖고 있기도 해 실질적으로 엘시티 PFV의 지분 1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2015년 3월까지 5년 간 부산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부산은행은 사외이사인 이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에코하우스에 2015년 12월 말 현재 902억 원을 대출해 줬습니다.

● 엘시티 자회사 대표는 부산은행 사외이사…거래 내용 공시 누락 의혹

오프라인 - SBS 뉴스
청안 건설 압수수색 장면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외 이사가 관계하는 회사에 금융회사가 대출을 해 주면 금융회사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담아야 하는데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사외 이사 자격 요건을 어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은행법 제 22조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 규준 제 6조 사외이사 자격요건 등에 따르면 은행과 금전, 차입, 담보 제공 등 채무 보증한 금액의 합계액이 자산 혹은 자본금 100분의 10 이상의 법인에 상임이사직을 맡고 있는 사람을 사외 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이 대표는 부산은행 사외 이사로 재직 당시 자신이 주주로 있는 엘시티 PFV 및 에코하우스와 부산은행간 거액의 대출 거래 관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 에코하우스는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라는 게 검찰 측 설명인데 이 회사의 담보 한도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해 줬다는 겁니다. 담보 없이 추가로 대출해 줬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부산은행은 에코하우스와 관계사인 청안건설과 페이퍼 컴퍼니인 데코시너지에도 660억 원을 대출해 줬는데 이 대표가 지급 보증도 했습니다.

● 부산은행, “사업성 충분히 있다고 판단 참여 했다” 해명

부산은행은 이에 대해 “포스코 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해 책임시공을 보장했고 엘시티 사업부지를 담보로 해 사업성이 충분히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분양을 하기 시작한 2015년 하반기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 분양률도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계속)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