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역별 순회경선의 첫 순서로 호남지역이 결정되면서 지역 민심이 세 후보 중 어디로 쏠릴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부인 만큼 본선 레이스뿐만 아니라 민주당 경선에서도 전체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람을 일으킨 것도 호남에서 시작된 만큼 후보들은 호남민심 끌어안기에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들도 文대세론, 安대연정, 李선명성 등으로 세 후보의 자질과 비전을 저울질하며 경선 과정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
특히 대연정의 경우 과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꺼내 들었다가 호남에서 역풍을 맞았던 적도 있어 이번에는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에서 압도적 1위로 대세론을 더욱 강력하고 견고하게 만들기를 원하고 있다.
당내 경선인 데다 최근 호남에서 반문정서가 옅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다른 후보들을 큰 표차로 앞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각종 지지도 조사가 보여주듯 문 전 대표에게 호남은 가장 약세지역이라는 점은 경선에서 여전히 부담이다.
문 전 대표가 대세론에 기대고 있다면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제2의 노무현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는 호남을 방문할 때마다 김대중·노무현의 적자임을 앞세우며 호남민심 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처럼 친노그룹에 속해 있다는 평가지만 반문정서에서는 살짝 비켜나 있어 호남에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선전을 거두면 승산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두 번째 경선이 자신의 안방인 충청권에서 이뤄지는 것과 대연정을 제시하며 문 전 대표나 이 시장보다 외연을 넓힌 점도 이변을 연출할 수 있는 토대라는 것이 안 지사 측 분석이다.
이 시장은 최근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지만 현재 지지율의 시작도 호남이었던 만큼 호남경선이 반전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유의 선명성으로 문 전 대표의 대세론과 안 지사의 대연정을 강력히 비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 강한 야성을 지닌 호남경선에서 호응을 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세 후보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안 지사가 꺼내 든 대연정에 대한 지역의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제안했다가 호남에서 강한 역풍을 맞았는데 이번 경선에서는 호남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등 극보수층까지 함께하자는 대연정에는 부정적 시각이 컸지만, 중도보수층까지는 어느 정도 유연성 있게 받아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 소속 광주시의원은 "대연정의 구체적인 틀이 나오지 않아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새누리당과도 함께 연정하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며 "만약 새누리당까지 포함한다면 지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시의원도 "여소야대를 깨자는 대연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극보수층까지 함께하자는 구상은 촛불민심과 배치된다"며 "지역민들은 정권교체가 최우선이지 아직 대연정이나 연합정권까지는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 민심을 파고들려는 민주당 후보들의 결전 시작은 오는 12일 광주에서 열리는 전국광역의원기초의원협의회 대선후보 초청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다른 지역 포럼 출범식 때문에 현재로써는 참석이 불투명하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은 토론회 참석 의사를 밝히며 문 전 대표도 참석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