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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선물과 뇌물 사이…안종범-김영재 측 사이의 수상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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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보면 물건을 보내는 일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게 선물이다."

일본의 작가이자 심리치료사 '가나모리 우라코'의 말입니다. 선물은 이렇게 사람 사이의 관계를 돈독하게 합니다.

하지만 선물에 '대가'라는 것이 들어가는 순간, 이 선물은 그저 선물에 그치지 않습니다. '뇌물'로 변할 수 있는 겁니다.

특검 수사 결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김영재 원장 부부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는 어떤 '대가'가 오간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안 전 수석과 김 원장 부부 사이에 오고 간 선물의 의미, '리포트+'에서 짚어봤습니다.

■ 압수수색에서 나온 '수상한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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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지난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이 제기된 김영재 원장 부부가 안종범 전 수석 측에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선 김 원장 부부가 안 전 수석의 부인에게 건넨 여러 개의 명품 가방이 나왔습니다.

김 원장 측은 가방 외에도 발렌타인 위스키 30년산을 선물로 줬고 식사도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액수만 해도 수백만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외에도 의료시술까지 해준 정황도 포착했는데, 이것까지 확인되면 액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원장 부부는 '청와대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김영재 원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인 '김영재 의원'의 원장이며,이른바 보안손님으로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각종 특혜를 챙긴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 씨는 청와대의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대표입니다.

■ 언제든 선물 받겠다는 안 전 수석

안 전 수석과 김영재 원장 부부 사이의 '수상한 선물'은 SBS가 단독 입수한 김 원장의 아내인 박채윤 대표와 안 전 수석 사이의 통화 내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다음은 박채윤 대표가 지난 2015년 3월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이후, 안 전 수석과 통화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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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을 준비했다는 박 씨의 말에 안 전 수석은 당장 만나기 어렵다면서도 선물은 지나도 받겠다며 전혀 사양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 선물 이면 '검은 뒷거래'의 흔적들

현재 특검은 안 전 수석이 김 원장 부부에게 금품의 대가로 어떤 특혜를 제공했는지 파헤치고 있습니다.

'검은 뒷거래'가 의심되는 정황들은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김 원장 부부는 박 대통령 해외 순방단에 무려 세 차례나 포함됐고, 김 원장은 서울대 외래 진료 의사로 선정됐습니다.

김 원장의 부인 박 씨가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2015년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으로 선정돼 15억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 받았고, 중동 진출까지 노렸습니다.

김영재 부부 모두 '보안 손님'으로 청와대를 여러 차례 출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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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에서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 대한 지원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청와대에서 사퇴압력을 받고 사임했다는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의 진술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의혹이 제기되는 모든 과정에 안 전 수석이 개입해 김 원장 부부를 도왔을 것이라고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김 원장 부인 박채윤 대표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안 전 수석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이렇게 이들 사이의 '선물'은 이제 '뇌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취재 : 전병남, 김정우 /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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