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면 내릴 줄 알았던 밥상 물가 고공행진…주부들 한숨

배추·당근 명절 전보다 소폭 상승…대부분 채소 평년보다 두 배 비싸
"일주일치 밑반찬 만드는데 5만 원 넘어…수입 제자리인데 물가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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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지나면 수요가 줄어 밥상 물가가 내릴 것으로 기대했던 주부들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설 연휴가 지났는데도 장바구니 물가가 내리기는커녕 일부 품목은 되레 올랐기 때문이다.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31일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사는 주부 강모(45·여)씨는 장을 보려고 전통시장에 나왔지만 쉽게 지갑을 열지 못했다.

설을 쇠고 4인 가족이 한동안 먹을 반찬거리를 사려고 상당구 육거리시장을 찾았지만, 고기 가격이나 야채 가격이 명절 전과 변함이 없거나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배추 한 포기 가격은 명절 전인 지난 26일과 비슷한 4천∼5천원 수준이었다.

10㎝ 크기의 국내산 당근 1개 가격은 1천500원, 작은 크기의 양파 6개에 3천원, 양배추는 개당 3천원에 각각 팔렸다.

강씨는 "배추 2포기만 사도 1만원인 상황에서 일주일 밑반찬거리만 사도 4만∼5만원은 훌쩍 넘긴다"면서 "명절 지나면 식품값이 좀 떨어질 줄 알았는데 여전히 장보기가 겁난다"고 전했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KAMIS)에 따르면 배추 소매 가격은 지난달 26일(3천987원)에서 명절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4천8원으로 올랐다.

한 포기 2천140원 수준인 평년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싼 가격이다.

청주 육거리시장 야채 상인 최모(58·여)씨는 "명절 전부터 야채값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이후에는 경매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떼어 오는 가격이 아직 비싸서 시장에 싸게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명절 음식에 많이 쓰이는 당근은 명절 전 5천780원(무세척 1㎏)에서 명절 후에는 5천795원으로 15원 올랐다.

양배추나 무 가격도 여전히 평년보다 두 배가량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청주 육거리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명절 기간 경매 시장이 쉬는 등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아직 농축산물 가격 변동은 거의 없는 편"이라면서 "이달 중순 정도가 돼야 야채 가격이 조금씩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대형마트 상황도 비슷하다.

1일 상당구의 한 대형 마트 야채·축산 코너에는 설 대목이 지났지만, 상품마다 써 붙인 가격표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날 이 대형마트 장을 보려고 나온 주부 정모(37·여)씨는 "일주일 1∼2번 마트에 장 보려고 나오는 아끼려고 해도 올 때마다 5만원 이상 쓴다"면서 "버는 돈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무섭게 오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유통 구조상 상품을 미리 대량 계약하는 일이 많고, 가격 정책도 주 단위로 책정되기 때문에 명절 전후 식품 가격은 아직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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