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참지않겠다"…멕시코, 트럼프 '장벽협박'에 강경대응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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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멕시코 장벽건설 드라이브로 양국 관계가 극도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장벽 건설비용을 모두 부담하라는 요구에 멕시코가 못내겠다고 버티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건설비용으로 멕시코산 제품에 수입관세 20%를 부과하겠다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물론 멕시코는 그래도 장벽 건설 비용을 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립으로 이달 말 예정됐던 양국 정상회담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전면적인 '외교적 충돌'로 비화하는 양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직접 "만약 멕시코가 꼭 필요한 장벽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을 내지 못하겠다면 향후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다"고 비외교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트위터로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백악관에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니에토 대통령은 장벽건설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고, "멕시코가 양국에 도움이 되는 협정을 체결하고자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재차 밝힌다"며 여지는 남겼지만 양국 대립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우선 멕시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 및 비용 부담 요구는 자국의 자주권을 훼손하는 문제로 여깁니다.

그동안 장벽 없이도 잘 지내온 상황에서, 국가 간에 아무런 협의 절차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그런 요구를 하는데 빈정이 상한 것입니다.

트럼프의 이런 '일방통행'은 멕시코를 아예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깔린 듯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멕시코인을 범죄자로 비하하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그 비용도 내라고 하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국경 장벽이 필요하다면, 필요를 느끼는 미국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마땅한데도 멕시코가 전적으로 부담하라는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멕시코 내 대미 강경대처 여론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참에 멕시코를 무시하는 미국과 한번 겨뤄보자는 강경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가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인식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으로 넘어간 이민자들의 송금에 크게 의존하는 멕시코로선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송금 차질이 가장 걱정거리입니다.

미국으로의 멕시코 이자도 많았지만, 멕시코는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중남미인들이 무분별하게 미국으로 입국하는 걸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는 평가도 받아왔습니다.

이전 미 행정부들은 중남미에서의 불법 마약 유입과 무기 거래를 막을 목적으로 멕시코와 긴밀히 협력해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층 높아지고 강화된 멕시코 장벽이 건설되면 이민자들이 더 위험하게 국경을 건너야 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 이민 브로커가 더 활개를 치고 인권침해가 더 횡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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