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척결' 내세운 伊로마시장 직권남용·위증 혐의 수사선상


작년 6월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압승을 거둔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이 취임 반년 만에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라지 시장은 24일 공식 페이스북에 "로마지방법원으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는 글을 올려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초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자신의 측근 라파엘레 마라의 동생 레나토 마라를 로마시 관광국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직권 남용과 위증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소환은 오는 30일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지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내 양심은 깨끗하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사법 당국을 믿으며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지 시장의 소환 소식이 전해진 것은 그가 속한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이 윤리 규정을 완화한 지 3주 만입니다.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정직과 투명을 기치로 2009년 창당한 오성운동은 지금까지 소속 정치인들이 특정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이 되면 즉각 자리에서 사퇴하도록 하는 등의 엄격한 윤리 규정으로 다른 정당과 차별화를 꾀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오성운동은 수사 대상이 되더라도 자리에서 즉시 물러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윤리 강령을 완화해 '라지 시장 구하기'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라지 시장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로마 역사상 첫 여성이자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되며 오성운동을 대표하는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으나 취임 이후 거듭된 인사 참사와 시청 고위 관리의 잇따른 사법 처리 등 추문에 휘말리며 제대로 시정을 꾸려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로마 시민들의 불만을 반영하듯 그는 지난주 한 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지자체장 지지율에서 전체 104명 가운데 103위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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