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이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한 2016년 민주주의 수준 평가에서 '미흡한 민주주의' 국가로 떨어졌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 '이코니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EIU가 발표한 '2016 민주주의 지수'에 따르면 미국은 10점 만점에 평균 7.98점을 받아 평가 대상 167개국 중 2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의 순위는 전년도인 2015년의 20위에서 한 단계 떨어진 것으로, 미국은 가장 민주화된 국가를 뜻하는 '완전한 민주주의' 그룹에서 처음으로 탈락해 '미흡한 민주주의' 그룹에 포함됐습니다.
EIU의 민주주의 지수는 선거 과정, 정부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시민자유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뒤 평균을 내 국가별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각 나라는 순위에 따라 완전한 민주주의, 미흡한 민주주의, 혼합형 정권, 권위주의 정권으로 분류됩니다.
EIU는 미국이 미흡한 민주주의로 분류된 것에 대해 "미국에서 정부와 선출직, 정당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극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미국 내 민주주의의 침식으로 이어졌고, 지수의 하락을 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신뢰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은 아니다"며 "이러한 추세는 이미 그의 당선 전에 시작됐고, 그는 신뢰 하락의 수혜자였다"고 지적했습니다.
EIU는 민주주의 위기는 미국뿐만 아니라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된 영국 등에서도 시작됐다며 이는 현재 상황에 대한 높은 불만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은 평균 7.92점을 받아 작년보다 두 계단 떨어진 24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재작년 지수에서 완전한 민주주의에서 밀려나 미흡한 민주주의로 떨어졌지만 작년에도 반등에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EIU는 작년 4월 총선이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독려했다며 "청년실업률과 경제 정책에 대한 높은 불만이 젊은 층은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한국의 정치적 역학구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1.08점을 받아 최하위인 167위에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