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황보라 "故 홍기선 감독, 쫑파티 3일 후 비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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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신 분이었어요. 게다가 늘 반사회적인 영화를 찍어오셨잖아요. 영화의 힘을 믿는 분이셨죠"

배우 황보라가 지난달 세상을 떠난 故 홍기선 감독과의 기억을 회상했다. 최근 영화 '소시민'의 개봉을 기념해 SBS 연예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진 황보라는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 된 '일급기밀'에 관한 이야기와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일급기밀'은 영화는 1급 군사기밀에 얽힌 군 내부 비리 사건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홍기선 감독이 '이태원 살인사건(2009) 이후 8년 만에 영화 연출에 복귀한 작품이었다.

황보라는 이 영화에서 군무원으로 분해 김상경, 김옥빈과 호흡을 맞췄다. 감독, 배우, 스태프 간 호흡이 그 어떤 작품보다 좋았던 영화였다고 했다. 특히 감독의 영화 열정에 모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려졌다시피 홍기선 감독님은 영화 운동 1세대로 반사회적인 작품을 만들어 오신 분이잖아요. 실화를 소재로 한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어요. 한 장면, 한 장면 온 힘을 다해 촬영하셨고 현장에서 배우들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고자 하셨어요"

홍기선 감독은 1980년대 사회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결성한 영화단체 장산곶매와 서울영상집단 등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영화 운동 1세대다. 1989년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오! 꿈의 나라'의 제작과 시나리오를, 1992년 인신매매 불법 어선을 소재로 한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연출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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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아생전 사회의 공기를 담은 영화들에 관심이 많았다. 미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어 신작 역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군 비리 사건을 주제로 한 '일급기밀'을 택했다.

홍기선 감독은 지난달 15일 우면동 자택에서 59세의 나이로 돌연사했다. 황보라를 비롯한 배우, 스태프들을 갑작스러운 비보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3일 전까지만 해도 사석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쫑파티를 했어요. 그리고 3일 후 감독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게다가 그렇게 학수고대하던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보지 못한 채 돌아가시다니...장례식장에서도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더라고요."

황보라는 '일급기밀'이 상반기 개봉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지금 시국에 더없이 잘 맞는 영화가 될 거예요. 영화 기획과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지금에라도 선보일 수 있게 돼 너무나 다행이에요. 감독님은 떠나고 안 계시지만 이 작품을 통해 고인의 연출력과 메시지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믿어요" 

<사진 = 김현철 기자>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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