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 국무장관 인준 청신호…매케인·그레이엄 지지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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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 틸러슨

미국 '트럼프 내각'에서 첫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렉스 틸러슨의 상원 인준에 청신호가 켜졌다.

친(親) 러시아 성향 때문에 상원 인준에 난항이 예고됐지만 공화당의 핵심 인사들이 틸러슨 반대에서 지지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의원과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신중한 고려와 틸러슨과의 많은 논의 끝에 우리는 그를 국무장관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틸러슨과 "러시아 정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 과거 협상에 우려감이 여전하지만 틸러슨이 미국 이익을 위한 효과적인 옹호자가 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인 석유 거물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낙점하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틸러슨이 공직 경험이 전무한 데다 미국과 적대적인 러시아와 친밀한 인사라는 점에서 외교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화당 경선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섰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의원도 매케인·그레이엄 의원과 함께 틸러슨을 반대했다.

두 의원과 달리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루비오 의원은 청문회에서 틸러슨과 러시아 문제 등을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틸러슨 인준을 다루는 상원 외교위 투표는 23일 예정됐다.

현재 외교위에는 공화당 의원 수(11명)가 민주당(10명)보다 불과 1명 많아 루비오 의원의 투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다만 틸러슨 인준이 외교위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상원 전체 표결을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상원 인준에는 의원 과반(5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이 52명의 의석을 확보해 상원 다수당인 만큼 민주당 반대만으로 인준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핵심 인사인 매케인 의원과 그레이엄 의원이 틸러슨 지지로 돌아서면서 국무장관 인준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편 지난 20일 출범한 트럼프 내각에서 현재 상원 인준을 받은 장관 수는 2명(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에 불과하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상원 문턱을 통과한 6명의 장관으로 첫 임기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당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유임된 상황이라 상원 인준이 필요 없었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방해로 장관 인준이 늦어지고 있다고 불평하지만 장관 내정자들의 서류 제출 지연으로 상원 인준이 미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3일 상원 외교위에 이어 24일엔 법사위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 인준을 논의한다.

WSJ은 상원 투표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교통장관과 내무장관에 각각 지명된 일레인 차오와 라이언 징크가 상원 인준을 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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