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의 전·현직 경찰관들이 우리나라 사업가를 납치해서 살해했다는 소식, 그저께(18일) 전해드렸었는데요, 더 충격적이게도 살해 장소가 필리핀 경찰청 본부였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송욱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 경찰의 조사 결과 앙헬레스에서 인력송출업을 하던 53살 지 모 씨는 지난해 10월 자택에 들이닥친 현직 경찰관 3명에게 납치됐습니다.
마약 혐의가 있는 것처럼 속여 지 씨를 끌고 간 곳은 마닐라 케손시에 있는 필리핀 경찰청 본부였습니다.
납치범들은 마약단속국 건물 옆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차 안에서 지 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지 씨는 얼굴과 손 등이 테이프로 묶인 상태였습니다.
이후 지 씨의 시신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처리해 증거를 인멸했고, 지 씨 가족에게는 몸값 명목으로 1억 2천여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당혹스럽고 격노할 일"이라며 사과했습니다.
[권원직/주필리핀대사관 공사 : (필리핀 경찰은) 경찰청 부지 내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빨리 사법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경찰관 3명 등 용의자 8명 전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로, 이번 주 중에 구속기소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