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사 강탈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의 재판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오늘(13일) 공판에서 차씨 측이 안 전 수석의 특별 지시사항 관련 이행 상황 보고 문건을 증거로 쓰는데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검찰 측 신청을 받아들여 안 전 수석을 증인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안 전 수석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은 다음 달 22일 진행됩니다.
차씨가 증거로 동의하지 않은 이 문건은 안 전 수석 보좌관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지난 10일 1차 공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안 전 수석을 통해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매각 과정을 직접 챙겼다는 증거로 제시됐습니다.
보고서에는 "컴투게더(포레카 인수 업체) 측에 잔고 증명 등 각종 자료 요구했으나 아직 자료제출 거부하고 있음. 조속히 원상복귀 조치 추진할 예정"이라고 기재돼 있습니다.
특히 '강하게 압박하고 동시에 광고물량 제한 조치'라는 문구까지 수기로 기재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 전 수석은 이 보고서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해졌습니다.
한편 최순실 씨의 측근인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는 그동안 기소된 범죄사실을 부인해 오다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김씨의 변호인은 "본인이 협박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나 모든 상황을 살펴본 결과 피해자 입장에서는 압박과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이해됐다"고 입장 번복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변호인은 재판부에도 "최순실, 안종범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며 "모스코스(차은택 소유 회사)가 포레카를 인수해도 경제적 이익을 기대한 건 없다는 점을 참작해달라"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지난 1차 공판에서는 또 다른 공모자인 김경태 크리에이티브아레나 대표 측이 "공소사실의 기본 사실관계를 다 인정한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기존 입장을 번복한 바 있습니다.